뇌전증 치료제 복용 여성, 임신 전 엽산이 관건...임신 후 시작은 효과 없어
조민규 의학전문기자
awe0906@mdtoday.co.kr | 2026-04-20 08:53:29
[mdtoday = 조민규 의학전문기자] 뇌전증으로 항경련제를 복용하는 여성이 임신 전에 고용량 엽산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자녀의 주요 선천성 기형 위험이 약 45%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신경학, 신경외과학, 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 Psychiatry)'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에서 항경련제를 복용한 여성의 임신 1만3000여건을 분석한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고용량 엽산 복용 시점에 따라 선천성 기형 발생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했고, 특히 임신 전 복용 시작 여부가 핵심 변수라고 봤다.
분석 결과, 고용량 엽산을 복용하지 않은 항경련제 사용 여성에서는 선천성 기형 위험이 임신 1000건당 약 48건으로 나타났다. 반면 임신 1주에서 12주 전에 고용량 엽산 복용을 시작한 경우에는 그 위험이 임신 1000건당 약 26건으로 낮아졌다. 이는 절대적으로는 1000건당 22건 감소, 상대적으로는 약 45% 감소에 해당한다.
그러나 임신이 시작된 뒤에 엽산 보충을 시작한 경우에는 선천성 기형 위험 감소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같은 연관성은 태아에 대한 위해 가능성이 더 큰 약물을 복용한 여성들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발프로산처럼 태아 독성 위험이 잘 알려진 약물을 사용한 여성군에서는 하위군 분석에서 상대 위험 감소 폭이 최대 86%까지 나타났다.
연구진은 그동안 뇌전증 여성의 임신에서 고용량 엽산 복용이 권고돼 왔지만, 실제 근거는 제한적이고 결과도 일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율리안 순 박사는 이전 연구들은 엽산 복용의 시작 시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는 바로 그 시점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다만 이번 결과가 환자들이 임의로 약을 바꾸거나 복용 방침을 조정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르후스대 공중보건학과의 줄리 베렌베르그 드레이어 교수는 핵심 메시지는 임신 전 계획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라며 여성들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항경련제 치료와 엽산 보충 계획을 함께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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