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한계 직면한 디지털 보험사···줄줄이 적자 행진
남연희
ralph0407@mdtoday.co.kr | 2024-04-09 07:58:09
[mdtoday=남연희 기자] 디지털 보험사들이 지난해에도 적자 진통을 겪으며 수익성 한계에 직면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손해보험을 비롯한 캐롯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 신한EZ손해보험 등 디지털 보험사 5곳의 지난해 순손실은 총 229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보다 489억원 적자폭이 확대된 규모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손보는 지난 한 해 8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무려 전년 대비 적자폭이 373억원이나 불어나며 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전년 8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캐롯손보는 지난해 760억원으로 적자가 줄었지만 여전히 7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순손실이 2022년 261억원에서 지난해 373억원으로 증가했고,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도 전년보다 적자폭이 93억원 증가하며 214억원까지 불어났다.
신한EZ손보는 이 전년 당기순손실 150억원에서 지난해 78억원으로 적자 보폭이 한 보 뒷걸음질 쳤다.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캐롯손보는 2019년 출범 이후 5년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출범 첫 해 91억원의 손실에 이어 이듬해 381억원, 2021년 650억원, 2022년 841억원, 지난해에도 760억원으로 마이너스를 가리켰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모회사인 한화손해보험으로부터 유상증자 등을 통해 1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 받았지만 올해 성과가 드러날 지 미지수다.
디지털 손해보험사는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일상생활과 관련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하거나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부가가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로 새로 설립된 회사의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은 아직 내지 못하고 있으며, 종합손해보험회사의 형태인 회사도 디지털 보험사로 새로 출범한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디지털 손해보험사는 저렴한 가격과 가입 편리성을 차별성으로 내세우며 인바운드 영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으므로 수익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이 매출 및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손해보험회사가 위험보장 공백을 완화하고 디지털 판매채널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수익성을 높여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보험사는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판매 비용을 줄이는 사업모형인 만큼 국내 보험산업에 정착한다면 새로운 경쟁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유럽 의회에서 논의 중인 지급여력제도 개정안에는 저위험 프로필 기업의 운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례성의 원칙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제안이 포함돼 있다”며 “보험산업의 다양한 사업모형을 위해 인슈어테크의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 인가를 통한 시장진입을 촉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실질적인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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