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국민 77명 '손상'으로 사망"…예방ㆍ관리체계 마련 시급

정춘숙 의원 “관련 법률 제정”

박정은

pj9595@mdtoday.co.kr | 2021-02-02 17:24:43

‘손상’(injury)은 '질병을 제외한 각종 사고, 재해 또는 중독 등 외부적 위험요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모든 신체적·정신적 건강상의 문제'를 일컫는다. 또한 암, 순환기계 질환과 함께 한국의 3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10~30대 사망원인 1위이자, 전 연령층 조기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제10차 국가손상종합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우리 국민의 6.9%가 손상을 경험했고, 1.9%가 손상으로 입원한 경험이 있다. 같은 기간 손상으로 사망한 환자는 총 2만8040명으로, 매일 우리 국민 77명이 손상으로 사망하는 형국이다.

더욱이 손상으로 인해 응급의료기관 등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인 아동학대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손상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2일 오후 2시, 질병관리청과 함께 '손상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온라인 화상회의 형식(Zoom)으로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손상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의 필요성, 논의경과 및 ‘손상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초안 등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날 송경준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교수는 ‘손상예방관리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제로 첫 발제를 진행했다.

송 교수는 우리 손상 예방 분야의 문제점으로 ▲손상 관리에 대한 거버넌스 부족 ▲손상감시체계 구축과 통계의 통합적 활용 미흡 ▲적극적 중재 부족 ▲지역사회 안전 환경 조성 대책 부족을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손상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제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정주 분당서울대학교 교수가 ‘손상예방관리법 제정 관련 논의 경과’를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미국·유럽·아시아의 손상 예방·관리 관련 법제를 개괄하고, 지난 2018년부터 진행된 국내 ‘손상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 관련 논의 경과를 되짚었다.

홍기정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손상예방관리법 초안’을 주제로 이번 토론회의 마지막 발제를 진행했다. 홍 교수는 법률안 제안 이유로 ▲사고 등이 발생한 이후의 대응체계만 규정한 현행법령(‘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등) ▲손상 예방을 위한 국가적 관리체계가 부재한 실정 등을 제시했다.

이어 ▲손상관리종합계획(5년) 수립 ▲손상 조사통계사업 및 예방사업 시행 ▲손상관리센터 설치 등 법률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발제가 끝난 후, 송경준 교수가 좌장으로 토의를 진행했다. 토의에는 이강현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교수, 박혜숙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최석호 단국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장, 권상희 질병관리청 손상예방관리과장이 참여하여 ‘손상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강현 교수는 “손상은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손상으로 인한 국민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파악하고, 그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공중보건학적 손상예방을 위한 정책과 관리 운영을 위해 우선 법적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적 차원에서의 손상 예방은 국가 공중보건에 대한 연계성과 중요성이 정의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손상예방에 대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를 규정하고 손상관리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손상예방과 관리에 대한 목표와 방향, 손상관리를 위한 추진 계획 등 종합계획을 만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 손상의 규모와 사회경제적 부담을 정확하게 조사하고 분석해 그 결과를 환류하여 다시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 질 수 있는 체계를 포함하는 관련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혜숙 교수는 “손상감시가 예방과 관리를 위한 다양한 정보생성과 정책, 예방활동으로의 연계가 필요한 지점”이라며 “특히 손상예방관리과가 출범하는 지금은 이를 위하여 법적기반과 지역사회 기반의 실행부서의 지정이 필요하고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권상희 손상예방관리과장은 “질병관리청에서는 2005년부터 손상조사감시체계를 운영하면서 손상의 발생 양상, 치료 결과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건강지표들을 생산해왔다”며 “이를 통해 손상의 발생 동향을 보고하고 집단별 주요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손상예방사업도 일부 시도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시행하기에는 전담조직, 예산 확보, 범부처적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등의 제약이 있었다”며 “손상예방관리과는 앞서 말씀드린 노인의 낙상 문제와 같이 관리 주체가 모호한 손상을 포함해 과학기술의 발전과 사회 변화 등을 통해 새로 발생할 수 있는 손상 문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근거 기반의 예방 사업들을 추진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하여 작년 9월에 신설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는 코로나19 대응에 질병관리청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인적, 물적, 제도적 기반이 모두 불완전하지만 손상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실질적인 손상예방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고 덧붙였다.

정춘숙 의원은 토론회를 마치며 “오늘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손상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제정, 나아가 국가손상예방체계의 발전을 위해 국회 차원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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