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망자, 상해보험금 대상 아니다”

재판부, 코로나19 는 상해 아닌 질병…상해의 외래성 판단기준 주목해 상해해당성 부정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 2021-02-08 11:19:33

감염증은 상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에 이르더라도 상해사망보험금은 받을 수 없다.

8일 보험연구원의 보험법 리뷰에 실린 '손해보험 약관의 상해 요건과 감염병에 관한 소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0월 대구지방법원은 ‘상해로 인한 사고’를 보장하는 손해보험회사 상품에 가입한 피보험자가 코로나19로 사망한 사건에서 보험회사는 유족에게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유족측이 항소하지 않아 작년 11월에 확정되었다.

재판부는 상해의 구성요소인 급격성, 우연성, 외래성의 판단기준을 제시한 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해 패혈증에 이르게 된 것은 급격한 외래의 사고로 입은 상해가 아니라 ‘질병’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보험회사의 약관에 따라 감염병예방법상 법정감염병도 재해에 해당되므로 상해사망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유족측의 주장에 대해 상해보험 약관과 생명보험 약관의 보호범위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오히려 이번 사건의 약관은 ‘피보험자의 질병’을 보장하지 않는 손해로 규정하고 있어, 약관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병은 보장하지 않는 손해에 해당된다고 판결했다.

보고서는 재판부의 외래성 판단기준에 주목했다.

외래성이란 외부적 요인이 신체에 가해지는 것으로 상해 발생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적 또는 체질적 요인 등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있음을 뜻한다.

일견 외래성 판단기준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 보이나, 기생충, 바이러스, 세균 등 미생물이 외부에서 신체로 침투한 경우에 대해 상해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대해 견해가 대립된다며 일본뇌염과 관련된 하급심의 판결을 제시했다.

하급심의 경우 대부분이 피보험자의 신체조건, 체력, 면역력 등이 일본뇌염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판단해 외래성을 부정했으나, 일본뇌염이 신체적 결함이 아닌 특별한 매개체인 일본뇌염 모기에 물리는 외부적 요인으로 초래되었다고 봐 이를 상해로 인정한 경우도 존재했다.

보고서는 학설과 판례가 감염병의 상해해당성을 부정하는 논거는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감염병을 상해로 해석하는 경우 질병과 상해 간의 경계가 무의미하게 되므로, 주로 ‘외래성의 부재’에 근거하여 이를 부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수혈 과정에서 고의나 실수로 바이러스가 신체에 주입되는 등과 같은 ‘특별한 매개체’를 통한 감염 등의 경우 상해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양승현 연구위원은 “바이러스나 세균의 외부 침입으로 인한 감염병이 개념상 ‘상해’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라며 일상적 침입경로를 통한 감염병에 외래성을 인정한다면, 독감이나 단순 감기 등 사회통념상 질병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외래의 사고’가 되어버리는 난점이 있어 감염병을 상해로 인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에 대비해야 함을 지적했다. 감염병도 세부적으로 보면 그 감염 경로에 다양한 경우가 있으므로 법원의 판례에 주목하고 상해의 각 요건의 세부적 판단기준이 정비 및 확립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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