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약 '미프진' 국내 도입될까…윤리ㆍ부작용 문제 등 '걸림돌'
현대약품, 英제약사와 국내 판권 및 독점 공급 체결…식약처, 품목허가 사전 검토
부작용 심각해 신중해야…오남용 등 방지할 제도적 안전장치 필요해
김동주
ed30109@mdtoday.co.kr | 2021-05-06 18:11:23
경구용 임신중단 의약품 ‘미프진’의 국내 도입이 마침내 가시화에 다다랐다. 다만, 윤리적인 문제는 물론이거니와 오남용, 부작용 등 넘어서야할 관문들이 여전히 걸림돌이다.
현대약품은 지난달 초,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Linepharma International)과 경구용 임신중단약물의 국내 판권 및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의약품은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의 콤비 제품으로서 세계보건기구(WHO)에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제품 ‘미프진’이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프진’의 허가신청 제출 관련 사전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상반기 중, 늦어도 연내 허가를 목표로 식약처는 현재 현대약품과 라인파마의 서류를 받고 심사 중이다.
‘미프진’은 임신초기 혹은 최대 8주의 기간 내에 사용할 수 있는 임신 중절약이다. 스테로이드성 호르몬제로 세계보건기구에서 지난 2005년 미프진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했으며 현재 프랑스와 미국 등 75개국에서 미프진이 합법적인 임신중단 약물로 승인받아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현행 ‘모자보건법’ 상 약물에 의한 임신중단은 허용되지 않아 불법 수입된 약품이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유통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 미프진은 대부분 중국제품이며 품질을 보장할 수 없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의사의 진단 없이 일반인이 임의적으로 사용 시 건강상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
현대약품 관계자 역시 “인터넷에서 불법으로 임신중단약물을 구입하여 복용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복용 용량과 방법, 복용 금기대상 등에 관한 부정확한 정보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며 “이번 약물 도입은 여성들의 안전을 고려한 선택이었고 향후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안전하게 약이 복용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일단 낙태죄가 폐지된 만큼 ‘미프진’ 허가에 법적 절차상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러나 낙태약의 국내 도입을 반대하는 여론은 여전히 거세기 때문에 그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프진은 임신 초기에 자궁 내 착상된 수정란에 영양공급을 차단해 자궁내막에서 분리시키고, 자궁을 수축해 분리된 수정란을 자궁 밖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유산을 유도하는 약이다. 미프진 합법화를 주장하는 단체들은 마취나 수술이 필요 없고 하혈과 함께 수정란이 자연배출 돼 장기 손상 우려가 적으며, 62개국에서 허가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안팎에서는 자연유산 유도약인 미프진은 부작용이 심각해, 여성의 건강권 향상을 위해서는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더군다나 일부 종교단체의 경우 낙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하다.
일부 의사들은 미프진이 불완전 유산과 하혈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모르는 상태로 낙태약을 복용했다간 더 큰 후유증을 불러올 수도 있다. 완벽하게 낙태가 되지 않는 경우 출혈이 오래 지속되기도 하며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프진’의 오남용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국내 허가가 나오면 예전 ‘비아그라’ 때처럼 ‘미프진’ 역시 음지에서 처방전 없이 불법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단순히 복용만 하고 끝이 아닌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큼 제도적인 안전장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미프진은 임신 초기, 자궁 내 임신일 때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자궁 외 임신일 경우 효과가 없다”며 “국내 허가가 되더라도 전문의 처방 하에 복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낙태죄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만큼 임신중절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개선이 필요하다”며 “산부인과의 진료를 회피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사회적으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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