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는 같은데…좁히기 힘든 약사ㆍ한약사 ‘약사법 개정’ 입장차
“한약사 일반의약품 취급해서는 안 돼” vs “약사의 한약제제 취급 반대”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 2021-07-06 21:01:11
약사계와 한약사계가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다수 국민들은 약국과 한약국의 구분이 필요하다는 의견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약사계와 한약사계는 서로 다른 입장을 공고히 하며 양측의 입장차는 벌어져만 가고 있다.
지난달 대한한약사회는 한국리서치를 통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국민들이 약사법 개정을 통해 약국과 한약국으로 나누길 원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약사회의 조사에 따르면 ‘약사법을 개정해서 약사가 한방의약품을 취급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70.8%를 차지했다. 또한 77.4%는 약사법을 개정해서 한방약국과 양방약국으로 나누고 두 직능의 업무범위를 구분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당시 한약사회 김광모 회장은 “한약사가 배출된 이후부터는 한약제제의 전문가는 한약사이다”라며 “약사가 포괄적 전문가라고 주장하지만 국민들은 스스로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 약사법을 제대로 개정해서 약사가 비전문영역인 한약제제를 취급하는 것을 막기를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함께 국회와 정부에 제출해 약사법 개정을 올바르게 진행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약사계에서도 이와 관련해 약사법 개정을 위한 여론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5일 경기도약사회는 주요 일간지 통해 ‘한약사는 약사가 아닙니다’, ‘약국을 약국답게 구분짓다’ 라는 문구가 들어간 광고를 게재했다.
이번 광고에는 지난 5월 한국갤럽을 통한 국민여론조사 결과가 인용됐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8%가 약국과 한약국으로 명칭을 구분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응답자의 82.4%는 약국‧한약국 명칭 구분을 법으로 의무화하는데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대한약사회는 한약제제 분류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며 정부에도 의견을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43분짜리 동영상에서는 먼저 한약사 개설약국 실태조사 결과와 그간 이뤄진 고발조치가 소개됐다. 좌석훈 부회장은 “전수조사 결과 한약사 개설 약국임에도 약사 가운을 입는 경우도 있었고 조제행위를 하는 곳도 있어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약사를 사칭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약식으로 30만원 벌금 처분이 내려졌고 무자격자 판매혐의의 경우 영남권에서 행정처분 업무정지 10일 처분이 내려졌으며 수도권에서도 처리가 되고 있다”며 “무자격자 조제 부분도 법적 조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약사회는 실태조사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정부도 나서서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좌 부회장은 “실태조사에서 나온 문제점들이 어느 정도 축적이 된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취급에 대한 처벌에 관해서는 정부의 책임이 강조됐다.
좌 부회장은 “현행법상 약국개설자는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조항 자체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다”고 지적했다. 판매와 조제를 뜻하는 의약품 취급에 대해서는 면허범위 내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명확하지만 처벌조항이 없다는 것은 개선돼야 할 사항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논의는 한약제제 분류로 넘어갔다. 좌 부회장은 “법률 검토를 해본 결과 한약제제를 분류해야만 문제가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복지부는 한약제제가 분류가 안 돼있기 때문에 한약사들이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것은 분명하나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약제제를 구분하지 않다 보니 한약 육성계획 같은 경우에도 한약제제의 발전방향이 거의 없다”며 “한약 육성계획에 한의만 들어가 있지 약이 빠져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에서도 한약과 한약제제 취급을 발전시켜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안 되다 보니 약사 영역을 침범하는 기현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좌 부회장은 향후 한약제제 분업을 하는 상황에서도 한약제제 분류는 피할 수 없다고 부연하며 “한약제제를 분류해야한다는 의견을 한약TF에서 의결해 정식으로 정부에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한약제제 분류로 약사의 한약제제 권한이 약사에서 한약사로 이전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걱정할 부분이 없다는 설명이다.
좌 부회장은 “약사법 시행규칙을 보면 약사 면허시험에 생약과 한약제제 관련 과목이 들어가있다”며 “그런 권한을 준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1993년도 문건에서도 한약사는 한약과 한약제제를, 일반약사는 일반약과 한약제제를 취급할 수 있다고 명확하게 나와 있다”며 문제될 부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약사 이슈에 있어 약사들 내부 결속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성진 이사는 “현 약사회 집행부는 초기부터 의약품의 불법 유통과 판매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고 문제삼고 고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약사가 개설한 약국에서 한약사를 고용해 일반의약품을 판매하게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무자격자 판매와 동일하다고 본다. 개설약사가 문제의식을 갖고 한약사 고용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좌 부회장은 “한약사의 상당수가 약사 개설 약국에 고용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약국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부분도 있지만 이제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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