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기고-의사에 바란다①> 존경받지 못하는 의사, 그리고 의료분쟁

편집팀

editor@mdtoday.co.kr | 2007-07-03 13:08:27

메디컬투데이와 야후코리아가 함께 한 대국민 기획특집 시리즈 '한국인 의사 왜 싫어하나'가 이번 릴레이 기고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의사와 국민들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한 이번 기획특집은 지난 4일부터 20여일 간 의사를 보는 한국인의 이중성을 비롯해 ▲의료사고에 따른 의료분쟁 ▲선택진료비 문제 ▲매맞는 전공의 ▲대한민국 1% 의대 열풍 ▲제약사-의사 리베이트 ▲의학용어의 한국어 표기 등 의사와 국민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거리를 찾아 다뤄왔다.

마지막으로 일반시민부터 시민사회단체 대표, 국회의원, 예비 의사가 현직 의사 사회에 전하는 릴레이 기고를 통해 이번 기획특집의 결론을 대신하고자 한다.

한국인들은 의사를 싫어하지 않는다.

적어도 의료사고를 경험한 나에게 있어 의사는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존경하지 않는 대상일 뿐이다. 동생의 사망 후 6개월이 지났고 소송이 진행중인 지금까지도.

나는 의사가 존경을 받으려면 기술적인 능력 이상의 전문적인 능력에 숙달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내가 경험했던 의사들은 동생의 사망 전 2주와 사망 후 6개월동안 숙달은 커녕 전문적인 기술을 발휘할만한 능력도 없었으며 환자를 대할 때 사랑이나 인간애도 갖추고 있지 못했다고 여겨진다.

과거 한국인들에게 있어 의사는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존경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와 나의 여동생에게 닥친 의료사고가 의사에 대한 오랜 믿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고, 의사라는 집단 자체를 불신하게끔 만들었다. 사고가 난지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 기억은 가끔 너무나 또렷하게 떠오르고, 그런 밤이면 잠을 청하기조차 어렵다.

먼저 동생이 당한 의료사고에 대한 설명을 하고 싶다.

사실 우리 동생은 장애인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룻밤 만에 사망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다. 지금도 조금만 더 빨리 다른 병원, 다른 의사의 처치를 받았다면 사망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동생은 고혈당과 고나트륨증을 갖고 병원을 찾았고 당시 담당의는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나중 얘기지만 대한의사협회에서 검증을 받은 결과 실제 병명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동생의 사망원인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을 듣지도 못했고, 오히려 병원측은 우리 가족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모욕적인 표현까지 사용했다.

의료사고를 당한 나의 입장에서 우리 동생의 죽음은 그 아이만의 죽음이 아니다. 이 사고는 우리 가족 전체를, 가족 직계 뿐 아니라 친척들까지 심리적, 정신적으로 고갈시켜 살아갈 힘을 빼앗아 갔다. 부모님은 자식을 먼저 보냈다는 죄책감에 얼굴도 제대로 못 드시고 외출이 점차 줄어들었다. 나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제대로 일을 못하고 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의사는 전문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번의 의료사고를 겪으면서 지금의 의사들은 전문성이 결여돼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일을 하는 업무들이 의사의 일인데, 기본적인 상식과 윤리의식조차 결여돼 있다는 느낌밖에는 받을 수 없었다.

환자는 인간이며 감정과 정서를 가지고 있고,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의료인들이 조금만 더 예민하다면 그것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환자와 관련된 것이나 환자가 가져야 할 보호나 요구보다는 외형적인 것에 더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돈이나 선망의 눈초리에 더 익숙해져 있고 그것을 빠져나오려는 겸손한 노력조차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나는 그들이 왜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했는지 묻고 싶다. 할 수만 있다면 모든 의사들에게.

지금은 동생의 사망 후 6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여전히 소송은 진행 중이고 나는 가족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해 나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언젠가 ‘존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한 의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버리지 않을 작정이다. 부디 의사들도 애써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 공구조(40·도서지도사)

*2006년 12월 뇌성마비를 앓던 공구조씨의 여동생이 당뇨병성 케토산증(의증)으로 서울 종로의 모 병원에 입원한 지 12시간 만에 사망했다. 현재 공씨는 동생의 사망이 의사의 과실 때문이라며 병원측을 상대로 형사소송에 이어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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