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원인, 환자 줄기세포로 만든 '아바타 뇌'를 통해 밝혀졌다
제현수 교수 "질병에 대한 이해 부족한 '퇴행성 뇌질환' 연구에 도움될 것"
김민준
kmj6339@mdtoday.co.kr | 2021-08-23 07:37:01
국내ㆍ외 연구진이 파킨슨병 뇌와 똑같은 아바타뇌(미니 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싱가포르의 듀크-싱가폴 국립대의 제현수 교수,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의 조중현 박사, 그리고 서울대 의대 이승재 교수 연구팀이 인간 줄기세포로 제작된 미니 중뇌 오가노이드에서 세계 최초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 및 루이소체의 형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루이소체라는 비정상적 단백질이 축적되며, 중뇌에 위치한 흑질이라는 뇌의 특정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되어가는 질환이다.
다른 장기와는 달리 뇌 조직은 환자로부터 직접적으로 생체조직을 얻는 것에 한계가 있어 인간 뇌 조직 수준의 연구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연구팀이 이번에 미니 뇌에서 파킨슨병에 해당되는 뇌 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유전병인 고셔병 환자들이 파킨슨병 위험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착안했다. 특히 40-50대에 조기 발견된 파킨슨병 환자의 5% 정도가 고셔병 보인자로, 연구팀은 이들 환자의 피부와 혈액에서 뽑아낸 유도만능줄기세포(다양한 장기를 만들 수 있는 줄기세포)를 배양해 3~4개월 키운 뒤 팥알만 한 크기의 아바타 뇌를 만들었다.
아바타 뇌를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 뇌와 유사한 도파민 신경세포 내에 루이소체가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루이소체를 응집시키는 기전을 알아내 파킨슨병의 치료제를 만들 후속 연구도 진행 중이다.
제현수 교수는 "대부분의 뇌질환 연구는 실험쥐, 세포주 모델, 또는 초파리를 이용하는데, 사람의 뇌는 다른 동물들과 분자적으로나 유전자적으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미니 뇌 오가노이드는 아직 질병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없는 퇴행성 뇌질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제1저자인 조중현 박사는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 뿐 아니라, 한국에는 아직 생소한 루이소체 치매(로빈 윌리암스는 원래 파킨슨으로 진단받았다가 부검을 통해 루이소체 치매로 알려졌다)와 같이 루이소체와 연관된 다른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이 분야 최고 저널인 미국신경학연보 (Annals of Neu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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