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의 정신적 증상에 대한 치료법 개발

신경과 / 한지혁 기자 / 2022-05-07 18:59:48
▲ 알츠하이머병의 의욕 저하 및 무기력 증상에 대한 치료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DB)

 

[메디컬투데이=한지혁 기자] 알츠하이머병의 의욕 저하 및 무기력 증상에 대한 치료 가능성이 제기됐다.

알츠하이머병 증상에 대한 치료 방법을 탐구한 생쥐 연구 결과가 ‘분자정신의학지(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됐다.

기억력, 학습력, 실행력 등을 포함한 인지 기능의 전반적인 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증상이다. 이러한 인지 결함의 발생은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이 플라크 형태로 축적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는 ‘Aβ 단량체’라 불리는 소단위 단백질이 반복되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Aβ 단량체는 모여 짧은 사슬을 이루고, 여러 사슬이 모여 섬유 형태가 되면 불용성의 플라크를 형성해 뇌 속에 축적되게 된다.

불용성의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는 오랜 시간 알츠하이머병 발생의 기저에 있는 인자로 간주돼 왔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용성의 Aβ 단량체 사슬이 더욱 강한 독성을 가지며 신경세포 손상의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인지 기능의 감소는 신경세포 간의 접촉점인 시냅스의 손상과 관련이 있다. 시냅스는 한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정보가 전달되는 연결점을 의미한다.

수용성 Aβ 단량체 사슬은 인체의 주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의 전달과 관련된 시냅스 기능의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 있는 정확한 기전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알츠하이머는 인지 기능의 저하와 더불어 우울증, 불안감, 무감정, 의욕 저하 등의 정신과적 증상을 동반한다. 이러한 정신 증상은 명백한 인지 저하에 앞서서 나타나며 질환의 진행에 따라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정신과적 증상과 Aβ 단량체 사슬 간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은 의욕과 관련된 뇌 부위인 ‘측좌핵(nucleus accumbens)’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아밀로이드 베타의 축적은 측좌핵의 위축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Aβ 단량체 사슬에 의한 흥분성 시냅스 기능의 상실은 전두엽에서 측좌핵으로 전달되는 반복적인 신경 신호를 억제할 수 있다.

명확한 규명을 위해, 연구진은 생쥐 모델의 측좌핵에 Aβ 단량체 사슬을 주입했다. 그 결과 Aβ 단량체가 주입된 생쥐 모델은 보상을 얻고 불쾌한 경험을 회피하기 위한 동기와 의욕의 상실을 나타냈다.

더불어, 해당 모델에서 ‘칼슘 투과성 AMPA 수용체(CP-AMPA)’의 증가가 관찰됐다. AMPA 수용체는 신경계의 글루탐산 수용체이며, 일반적으로 칼슘 이온의 투과를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CP-AMPA 수용체의 경우 칼슘 이온의 투과를 억제하지 못하며, 신경 퇴행성 질환자의 뇌에서 주로 발현되는 비정형 수용체에 해당한다. 상기 생쥐 모델의 뇌 조직을 관찰한 결과, 연구진은 CP-AMPA 수용체의 증가가 측좌핵 내 글루탐산 시냅스의 퇴화를 초래함을 발견했다.

반대로 생쥐 모델에서 이러한 CP-AMPA 수용체를 차단했을 때, Aβ 단량체 사슬의 주입으로 인한 의욕의 저하는 역전되는 양상이었다.

최근까지 학계의 전문가들은 글루탐산 수용체의 또 다른 주요 유형인 ‘NMDA’ 수용체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시냅스 기능 상실의 원인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NMDA 수용체에 대한 차단 약물은 증상에 대해 제한적인 효과를 나타냈으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NMDA 수용체 대신 CP-AMPA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측좌핵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은 이번 연구의 주요 성과 중 하나이며, CP-AMPA 수용체가 정상 성인의 뇌에서는 발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유망한 치료법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메디컬투데이 한지혁 기자(hanjh3438@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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