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오염에 계속 노출되면 인지능력 저하와 우울증 위험 증가

정신과 / 최재백 기자 / 2021-11-13 06:02:07
▲ 대기 오염원에 대한 노출이 인지 능력을 저하하고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DB)

 

[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대기 오염원에 대한 노출이 인지 능력을 저하하고 우울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 먼지를 포함한 대기 오염 물질에 대한 노출이 인지 기능 저하와 우울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렸다.

2.5㎛보다 작은 흡입성 입자로 구성된 초미세 먼지(PM2.5)가 어떻게 우울증 위험을 높이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이전 연구는 대기 오염과 우울증의 상관관계만을 발견했었다.

이번 연구는 PM2.5에 대한 노출이 우울증의 유전적 소인과 함께 인지 및 사회적 스트레스에 관여하는 뇌의 네트워크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조사했는데, 대기 오염과 유전자가 상호작용하여 어떻게 뇌의 중요한 인지 및 감정 회로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루었다.

연구원들은 대기 오염과 유전자가 시너지 효과를 보이며 상호작용하여 우울증에 걸릴 위험을 증폭시킨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PM2.5를 포함한 대기 오염 물질의 농도가 높은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건강한 참여자 352명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연관된 각 참여자의 몇몇 특정 유전적 변이를 조사하여 우울증에 대한 유전적 감수성을 추정했다.

또 각 참여자의 PM2.5 노출 정도를 추산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기 전 6개월 동안 각 참여자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대기질 측정소에서 입수한 공기 모니터링 데이터를 사용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참여자들의 불안-우울 증세를 평가한 결과, 연구원들은 PM2.5에 대한 노출이 높은 참여자들에서 불안-우울 증세가 심한 것은 물론 추론과 문제 해결을 포함하는 인지 능력 테스트 성적이 저조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원들은 인지 기능과 스트레스 관련 정보의 처리를 담당하는 뇌 네트워크와 PM2.5 노출 및 유전적인 우울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관찰했다.

인지 테스트를 수행하는 참여자들에게 경쟁자의 이미지를 보여주어 사회적인 스트레스를 주고 이것이 뇌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결과, PM2.5 노출 정도가 높은 참여자는 테스트 도중 반응 속도가 느렸고, 특히 사회적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더 느렸다.

이는 사회적 스트레스가 우울증에 대한 유전적 소인과 PM2.5 노출 정도가 큰 참여자의 뇌 네트워크에 더 두드러지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시사한다.

추가로 연구원들은 우울증과 연관된 유전자가 밀집된 뇌 영역을 구분하여 우울증에 관련된 뇌 네트워크를 지도화한 후 그 패턴이 인지 테스트를 수행하는 동안 참여자들에서 나타난 뇌 연결 패턴과 유사한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PM2.5 노출 정도가 높고 우울증의 유전적 소인이 있는 참여자에 대해서만 두 패턴이 유사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PM2.5에 대한 노출이 우울증의 유전적 기전과 연관된 뇌 네트워크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나아가 연구원들은 배외측 전전두 피질(DLPFC)과 다른 뇌 영역 간의 연결 패턴과 그러한 영역에 발현된 우울증 관련 유전자의 공동 발현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우울증 관련 유전자의 공동 발현은 우울증에 유전적 소인이 있거나 PM2.5 노출 정도가 높거나 둘 다인 사람들의 배외측 전전두 피질과의 연결 패턴과 유사했으며, 흥미롭게도 전전두 피질의 뇌 연결성 패턴과 연관된 공동 발현 유전자들의 일부는 신경염증과 관련이 있었다.

우울증은 만성적이고 저등급의 염증과 동반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PM2.5에 대한 노출이 우울증 관련 유전자들과 상호작용하여 우울증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들은 대기 오염 정도가 심할 때, 특히 뇌 장애 가족력 등의 유전적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들은 야외 활동과 대기 오염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다룬 우울증에 대한 유전자 세트가 제한적이고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했다.

따라서 대기 오염이 뇌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신경정신과 질환에 대한 다른 많은 유전자를 더 포괄적으로 이해하여 질환에 대한 취약계층 및 고위험군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더 잘 식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재백 기자(jaebaek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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