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노동자 유족, 근로복지공단 보험급여 외 별도 손해배상 청구 가능

노동 / 김민준 / 2022-03-26 12:27:34
유족 손해배상 청구액↑ 근로복지공단 구상권 청구액↓
▲ 산재근로자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보험급여를 받았어도 전체피해액에서 모자란다면 별도로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결이 떨어졌다 (사진= DB)

 

[메디컬투데이=김민준 기자] 산재근로자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보험급여를 받았더라도 전체 피해액에서 모자란 금액만큼 가해자에게 재차 손해배상 청구할 권리가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4일 근로복지공단이 한국전력과 전기업체 A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A사는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도로개설에 따른 전송선로 지장이설 공사 중 배전 공사를 도급받아 공사했다.

이 과정에서 통신사업자 B사로부터 이번 사건의 전송선로 이설공사 중 광케이블 철거공사를 도급받은 C사 소속 근로자인 D씨는 갑자기 쓰러진 본주를 지지하는 전주에 우측 머리부분을 가격당해, 출혈에 따른 뇌부종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근로복지공단 측은 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재해근로자의 유족에게 요양급여 706만원과 장의비 1453만원, 일시금으로 유족연금 약 2억원을 지급했으며, 이후 전력공사와 A사를 상대로 보험급여액 상당을 구상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당시 제2심(서울고등법원)은 전력공사와 A사 책임을 85%로 제한하고, 그중 재해근로자의 사업주로서 산재보험 가입자인 D사의 과실 30%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또 공단은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을 적용해 전력공사와 A사에 대해 구상할 수 있는 금액은 먼저 재해근로자의 과실을 상계해 가해자인 전력공사와 A사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한 다음, 그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공단이 부담한 ‘보험급여 전액’에서 손해액 중 산재보험 가입자 D사의 과실 30%를 공제하고 남은 금액으로 판단했다.

쉽게 말해 사고에서 30%의 과실 책임이 있는 재해근로자가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해 1000만원의 일실손해를 입었으며 공단 측이 유족급여로 800만원을 지급했을 경우 공단은 재해근로자의 과실을 상계한 700만원에 대해 가해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종례 판결에서는 유족 측이 공단으로부터 재해근로자의 과실을 상계한 손해배상채권액 700만원보다 100만원 더 많은 800만원의 보험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유족 측에서 별도로 가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해석됐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산재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시,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손해액에서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봤다.

예컨대 손해액 1000만원에서 재해근로자 유족들이 받은 보험급여 800만원을 뺀 200만원에서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을 상계한 70%에 해당하는 금액 140만원을 재해근로자 유족들이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채권액으로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공단의 구상권 범위는 손해배상채권액 700만원의 한도 내에서 기 지급한 유족급여액 800만원의 70% 수준인 560만원만 청구가 가능해진다.

즉, 재해근로자 유족들은 한국전력공사와 A사를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140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되는 반면, 공단은 140만원 만큼의 구상 가능 금액이 축소된다는 것이다.
 

재판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재해근로자를 위해 본래 공단이 부담했어야 할 부분을 재해근로자에게 떠넘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산재보험법이 산재보험급여 수급권자인 재해근로자의 과실 유무를 불문하고 보험급여를 하도록 하는 취지는 보험급여사유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책임이 있더라도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이러한 산재보험제도의 사회보장제도로서의 목적과 기능을 고려한다면 산재보험의 책임보험적 성격의 관점에 치중하였던 종래의 ‘과실상계 후 공제’방식에서 벗어나, 건강보험에 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선언된 ‘공제 후 과실상계’방식을 따르는 것이 법 질서 내에서 통일된 해석이다”라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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