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과실 조작에 은폐까지”…경실련, 의료중재원 상근의사 경찰 고발

병원ㆍ약국 / 남연희 기자 / 2022-01-20 07:33:58
“최종 감정서에 소수의견 누락이나 회의결과와 반대 사실 적시”
▲ 경실련 CI (사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

 

[메디컬투데이=남연희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의료 감정서에 과실 의견 누락 및 조작해 조정업무를 방해한 일부 상임감정위원을 고발했다.

경실련은 18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상임감정위원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 과실을 누락·조작해 감정서를 작성한 일부 상임감정위원을 ‘형법’ 제314조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고발은 공공기관의 부당한 의료분쟁조정 결과로 피해를 회복하지 못한 환자 가족과 경실련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경실련은 일부 상임감정위원이 최종 감정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감정부 회의에 참여하거나 자문의견을 낸 위원 중 상당수가 과실점을 지적됐음에도 감정서에는 과실이 없다는 취지로 반대로 기재하거나 감정위원 중 일부가 소수의견을 개진했음에도 감정서에는 기재를 누락시킨 경우를 발견했다.

고발장에는 허리통증 진료 환자가 척추고정술을 시행 후 맥박이 촉지되지 않아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무산소성 뇌손상에 빠진 사건에서 감정소견서는 ‘수술 전 협진 및 위험성 평가를 시행하지 않은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감정서에는 ‘수술 전 위험성 평가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다른 사실이 기재돼 있었다.

또 담도이상증세 환자가 담관염 치료를 받고 퇴원 후 가슴통증을 동반한 복통을 호소, 급성담낭염을 진단받은 것과 관련한 감정에서 퇴원 전 담낭염을 의심하고 조치하지 않은 과실 지적했다. 하지만 감정서에는 담낭염 진단 지연 및 조치 미흡에 대한 언급 없이 치료와 인과관계가 없다는 모호한 결론을 내렸다.

경실련은 “국회를 통해 확보한 다수의 감정소견서와 최종 감정서, 감정부 회의록을 비교 검토해 최종 감정서에 소수의견 누락이나 회의결과와 반대 사실을 적시하는 등 범죄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의료분쟁을 조정 또는 중재하기 위해서는 의료사고의 과실 여부를 규명해야 하며 그 근거가 되는 감정 업무는 조정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감정부에서 의사인 상임감정위원 1인과 비상임위원(보건의료인, 법조인, 소비자단체) 4인의 전원 합의로 상임감정위원이 감정소견과 그 판단 근거 등이 기재된 최종 감정서를 작성한다.

만약 감정소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소수의견도 기재하여 조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조정중재원 발간 통계자료에 따르면 5년간 1만2293건의 의료분쟁 조정 신청 중 조정이 성립돼 종료된 건은 4208건에 그쳤다. 조정성립률 34%다.

전직 비상임 감정위원 A씨는 “별지에 감정위원의 서명을 받아 감정서에 첨부하는데 이때 감정서가 어떻게 작성되었는지 알 수 없으며 공개하지 않았다”며 “과실이 의심되는 건으로 강력 항의했고 최소한 소수의견 게재를 요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서명을 거부하고 퇴장했다. 추후 연락이 없어 확인해보니 다른 위원으로 대체해 통과시켰다고 한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경실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감정서에 소수의견이 기재된 건은 감정서 작성 총 8000 건 중 32건(0.4%)에 불과했다. 소수의견 누락으로 조정업무를 방해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형법 제314조(업무방해)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경실련은 “조정에 핵심인 감정서 작성에서 의사인 상임감정위원이 다른 감정위원의 소견을 임의로 기재하지 않는 등 의료계에 편파적인 감정서 작성으로 공정한 조정을 방해하는 행위는 조정중재원의 존립 이유를 훼손하는 행위이므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범죄행위가 밝혀지고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 개선방안이 모색되어 환자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고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경실련은 경찰 고발과 함께 향후 조정중재원의 불법 감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를 제기해 그간 진행된 감정 결과에 대한 전수조사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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