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권력-의료자본, 이중지배 놓여진 ‘의사’…주체적으로 보건의료 현안 이끌어야”

보건ㆍ복지 / 이재혁 / 2021-10-04 07:42:34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 한국보건의료포럼 창립총회 특강
“중간에 낀 존재가 아닌 중심역할 해야”
▲ 현재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보건의료 현안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의사들이 주체가 돼 앞장서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사진= DB)

현재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보건의료 현안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의사들이 주체가 돼 앞장서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한국보건의료포럼(KH포럼) 창립총회에서 ‘한국 보건의료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먼저 그는 우리나라의 행위별 수가제, 비급여를 둘러싼 불신이 끊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김 이사장은 “급여를 하는 데 있어서 비급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부분에 불신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과거에 비해 진료비가 줄었음에도 의사들과 환자의 관계에는 구조적인 문제 있다”고 말했다.

또한 “행위별 수가제는 결정적으로 의사와 정부 간의 불신을 극대화를 시킨다”며 “급여 여부와 횟수 등을 제한하며 국가가 의료 행위에 대해서 개입하는데 그 항목이 세세하면 할수록 개입의 정도가 짙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전망에 대해 의료비는 크게 늘어날 것이며, 이에 대한 비용 절감도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이사장은 “인구학적 변동과 소득의 증가로 의료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며 “또한 비용도 증가하는데 주요 요인에는 신기술과 고가약이 있다. 한 바이알에 25억짜리 치료제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앞으로 현저하게 올라갈 노동단가, 노동 비용도 의료비 구성에서 큰 몫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이사장은 “의료비가 증가하면 진료비 지불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답이 나온다. 아마 그 이전에 급여 기준을 바꾸고 단가를 조정하는 노력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의사들이 경계하지만 비용 절감을 하는데 중요한 몇 가지 아이템이 있다”고 제안했다.

우선 국민들을 건강하게 만들어서 의료 수요가 적어지게끔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음주 또는 흡연, 운동 등 건강한 행태 조정을 해야 하며 건강 인센티브, 건강생활지원금 제도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어 김 이사장은 “과학적인 기준을 제공해 (환자 스스로) 셀프케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며 “지역사회 건강관리, 연명의료제 포기, 또 약이나 의료기기의 국산화를 통해 의료비를 절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이사장에 따르면 의사들이 보건의료현안의 주체로 나서지 않으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 이사장은 “의사들은 정치‧관료 권력과 의료자본의 이중적 지배하에 있다”며 “정부는 조정‧조장이 아닌 개입의 방식이 강하며 의료자본은 검사를 늘리라는 압력 등 의료행위에 개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의사들은 정부에 가서 로비를 하려고 하고 잘 안되면 정부를 비난하고 또 의료자본이 진료에 대해 개입하는 일이 굉장히 일상화돼 있음에도 수용할 뿐”이라고 꼬집으며 “정부와 의료자본의 잘못이 환자에게는 보이지 않고 의료행위를 통해 나타나기 때문에 일선 의사들이 다 덮어쓸 수 밖에 없다. 지금 현재 상황은 의료 전문인들이 중간에 낀 존재”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사들이 반대로 중간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역설하며 쉬운 것부터 시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먼저 김 이사장은 “전문가과목간 갈등 관계나 의사와 간호사의 갈등 관계 등 의료인 내부의 과제는 의료인들끼리 선결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부당‧허위 청구와 같은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자율 징계를 해야 된다. 자율 징계를 하지 않으면서 의사가 무슨 자율성을 주장할 수 있느냐”라며 “또한 옆 동네에 사무장병원이 있는 걸 뻔히 알면서 내버려두는 게 맞는가”라고 지적했다.

자율 징계와 사무장 병원 단속을 통해 절감이 되는 재정을 활용해 급여 확대와 수가 인상에 써야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의료전달체계 문제에 있어서도 병원과 의원의 자율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의료전달체계는 병원과 의원의 관계다. 관료가 정할 문제가 아니며 병‧의원이 서로 협의해 협정을 맺어야 한다”며 “공공의료 문제도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일정한 공공병원과 민간 병원의 관계를 설정해 지역마다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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