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신설해 의료사법 리스크 완화 추진

예상치 못한 의료사고가 소송으로 이어져 필수 의료 기피 초래
의료사고심의위원회 통해 수사에 전문성과 투명성 강화 방침

김미경 기자

sallykim0113@mdtoday.co.kr | 2024-11-18 08:39:32

(자료=보건복지부 제공)

 

[mdtoday=김미경 기자] 정부가 의료사고 수사 및 사법 리스크를 완화하고 의료진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료사고심의위원회’(가칭) 신설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7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개최했다.

의료개혁특위는 지역·필수 의료 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적 개혁 과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 기구로, 특위와 산하 4개 전문위원회 논의를 통해 분야별 개혁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날 열린 7차 회의에서는 노연홍 위원장 주재로 정부위원과 민간위원들이 참석해 최선 다한 진료의 사법 리스크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중증·응급 등 환자의 생명에 직결되는 필수의료행위는 긴급성, 치명성, 예측 불가능성 등에 따른 높은 사고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진의 최선을 다한 진료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의료사고가 민·형사상 소송으로 이어져 소신 진료를 위축시키고 필수 의료 기피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원들 간 공감대가 형성됐다.

위원들은 잦은 민·형사상 소송과 장기간의 수사·재판 절차 등에 따라 발생하는 높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환자-의료진 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환자 권리 구제 강화와 최선을 다한 진료에 대한 사법적 보호가 균형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소모적인 소환 조사를 줄이고 의학적 전문성에 기반한 수사 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 2월부터 시행 중인 ‘의료사고 사건 수사 및 절차 개선 방침’을 확대, 발전시켜 제도화 해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따라서 수사 초기부터 의료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필수 의료 여부와 중대 과실 유무를 판단하는 ‘의료사고심의위원회’(가칭)를 신설해 수사에 대한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새롭게 도입을 논의한 심의위원회는 정부, 의료계, 환자단체, 법조계 등으로 구성해 수사와 기소가 중대한 과실 중심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전문적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심의위원회를 통해 단순 과실이나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불필요한 수사와 조사는 최소화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배상이나 국가 보상을 신속히 진행해 그동안 장기간의 수사·조사로 인해 환자, 의료진들이 겪는 고통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수 의료 기피 해소와 현장 의료진의 사법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공익 목적상 보호가 필요한 필수 의료 행위에 대한 형사적 보호는 강화하되, 수사와 기소가 필요한 중대 과실은 명확히 규정해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만, 의료사고 사법 리스크 완화의 전제로 의료사고 경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환자의 실효적 권리를 보장하는 ‘책임보험 가입’, ‘분쟁조정제도 참여’, ‘진료기록 교부’ 등 의료사고 과실과 인과성 입증에 관련된 법적 요건 부과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또한, 필수의료 분야는 필수 의료 행위 위험성과 공익성을 고려해 중대한 과실 중심 기소 체계로 전환해 명백한 주의의무 위반과 이로 인한 환자의 피해가 상당히 입증된 경우에 한해 기소하는 방향으로 논의했다.

단, 필수 의료 여부는 심의위원회에서 긴급성, 치명성, 예측 불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전문가들 간 심의를 통해 개별적, 구체적으로 판단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중대한 과실의 판단도 수술 부위 착오, 수혈·투약 오류 등 명백한 중과실 유형은 법률에 예시로 규정하되, 개별 사건의 중대 과실 여부는 심의위원회의 판단을 기반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심의위원회의 기능과 역할, 수사절차와의 연계 등을 특위 산하 ‘의료사고 안전망 전문위원회’에서 구체화하고, 중대한 과실 중심 기소 체계 전환을 위한 법제화 방안 등을 연내 특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노 위원장은 “그동안 의료사고로 인한 잦은 민· 형사상 소송과 장기간 수사는 환자, 의료진 모두에게 큰 고통이었으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쟁점이 많아 개혁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의료개혁특위에서는 환자, 의료계 의견과 해외 사례 등을 심층 검토해 연내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방향과 구체적 입법 계획 등을 제시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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