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나트륨혈증 치료 후 후유증 발생…법원 "병원 5200만원 배상해야"

김미경 기자

sallykim0113@mdtoday.co.kr | 2026-06-05 08:18:47

▲ 저나트륨혈증 환자의 혈중 나트륨 수치를 권고 기준보다 빠르게 교정해 신경학적 후유증이 발생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병원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사진=DB)

 

[mdtoday = 김미경 기자] 저나트륨혈증 환자의 혈중 나트륨 수치를 권고 기준보다 빠르게 교정해 신경학적 후유증이 발생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병원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청주지방법원은 최근 환자 A씨가 B의료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B의료법인이 A씨에게 5200만원을 지급할 것을 판결했다.

지난 2024년 9월 A씨는 발열과 섭취량 저하, 처짐 증상 등으로 B의료법인이 운영하는 D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당시 검사 결과 혈중 나트륨 수치는 111mmol/L로 확인됐고, 의료진은 고장성 식염수와 이뇨제 등을 투여하며 교정 치료를 시작했다. 이후 A씨는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A씨의 혈중 나트륨 수치는 같은 달 7일 125mmol/L, 8일에는 150mmol/L까지 상승했다. 의료진은 수치가 150mmol/L까지 오른 뒤 고장성 식염수와 이뇨제 투여를 중단했지만, 이후에도 나트륨 수치는 며칠간 150mmol/L를 웃돌았다.

이후 A씨는 의식 저하와 착란 증상을 보였으며, 퇴원 무렵에는 인지 저하와 시야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대학병원 진료에서는 저나트륨혈증 급속교정 후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삼투성 탈수초 증후군(ODS) 의증과 대사성 뇌병증, 양안 내사시, 양측 제6뇌신경마비 등의 진단을 받았다.

이에 A씨는 병원 측의 과도한 나트륨 교정으로 후유증이 발생했고 영구적인 안구운동장해가 남았다며 898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A씨의 신경학적 후유증이 저나트륨혈증 급속교정으로 인한 ODS 때문인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저나트륨혈증 치료 과정에서 혈중 나트륨 수치를 지나치게 빠르게 상승시켰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의 혈중 나트륨 수치는 111mmol/L에서 12시간 36분 만에 125mmol/L로 상승했고, 약 39시간 만에 150mmol/L까지 증가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48시간 이내 교정 목표치인 130mmol/L을 약 39시간 만에 20mmol/L 초과했다"며 급속교정 및 과교정에 해당한다고 봤다.

감정 결과에는 당시 나트륨 농도를 다시 낮추기 위한 저장성 수액이나 수분 배출을 억제하는 데스모프레신 투여 등이 고려될 수 있었지만, 의료진은 체액과 유사한 수준의 나트륨 농도를 가진 플라스콘 수액 투여를 계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측은 MRI 검사에서 ODS의 특징적 병변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ODS 발생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정의는 ODS 진단에 MRI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며 병변이 발생 후 1~4주까지도 MRI에서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초기 MRI 검사에서 특징적인 소견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ODS를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병원 측은 고열에 따른 일시적 탈수로 나트륨 수치가 높게 측정됐을 가능성을 주장했으나, 감정의는 발열만으로는 해당 수치 상승 폭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고 재판부는 이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의료진은 지나치게 급속하게 혈중 나트륨 수치를 교정하고 과교정했으며 이로 인해 원고에게 ODS가 발생했다"며 "그 합병증으로 안구운동장해의 영구적 후유증이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A씨에게 남은 양안 외측 주시 제한과 복시 후유증에 대해 노동능력상실률 12%를 인정하고, 일실수입 2302만원과 치료비 1677만원, 위자료 1200만원 등을 반영해 총 5200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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