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주택, 분양 전환으로 실적 반등…‘서민주거’ 명분 흔들

유정민 기자

hera20214@mdtoday.co.kr | 2026-05-06 14:14:15

▲ (사진=부영그룹)

 

[mdtoday = 유정민 기자] 부영주택이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지난해 매출 1조 1330억 원, 영업이익 254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1315억 원의 영업손실에서 단숨에 흑자로 전환했다.

 

이러한 실적 반등의 핵심 동력은 ‘선 임대 후 분양’ 전략을 통한 분양 전환 수익이다. 지난해 부영주택의 분양 수익은 9871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87%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 분양 수익인 3797억 원 대비 2.6배가량 급증한 수치로, 기존의 주 수익원이었던 임대료 수익을 압도하며 사업 구조의 중심축을 완전히 이동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실적 호조 이면에는 임차인들과의 갈등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전국 각지의 부영아파트 단지에서는 분양 전환 가격 산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전남 여수시와 경기 성남시 등지에서는 입주민들이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석주 여수시의원은 지난해 언론 기고문을 통해 “부영이 분양가를 비싸게 책정해 폭리를 취하고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일부 단지에서는 인근 신축 아파트보다 높은 분양가가 책정되거나, 단기간에 분양가가 수천만 원씩 상승하는 사례가 발생하며 지역 사회의 공분을 샀다.

 

법적 분쟁 또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월, 대법원은 전국 임차인들이 부영그룹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익금 반환 소송에서 임차인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14년간 이어진 35건의 소송에서 임차인 3000여 명이 승소했으며, 지급된 판결금은 총 383억 원에 달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부영주택의 실적 비결로 정부의 주택도시기금 활용을 꼽는다. 부영주택의 전체 부채 약 13조 원 중 3조 2415억 원이 저리의 정책 자금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분양 시점의 높은 시세를 반영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구조가 실적 고공행진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대 의무 기간이 종료되는 단지가 늘어날수록 분양 전환을 통한 현금 유입은 지속될 것”이라며 “실적 개선은 당분간 이어지겠으나, 공공성을 저해한다는 사회적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부영의 장기적인 임대주택 공급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부의 까다로운 규제와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기피되는 임대주택 사업을 40여 년간 지속하며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평가다. 규제 환경 속에서도 내실을 다져온 경영 전략이 이번 실적 개선의 토대가 되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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