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당뇨병·만성콩팥병·뇌졸중 동반 환자 목표혈압 강화
대한고혈압학회, 2026 진료지침 공개
김미경 기자
sallykim0113@mdtoday.co.kr | 2026-05-27 09:01:53
[mdtoday = 김미경 기자] 대한고혈압학회가 고위험 고혈압 환자와 심혈관질환·당뇨병·만성콩팥병·뇌졸중 동반 환자의 목표혈압을 기존보다 강화한 내용을 담은 ‘2026 고혈압 진료지침(개정 6판)’을 공개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지난 2000년 첫 진료지침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내용을 수정·보완해 왔으며, 이번 6차 개정판에는 최근 발표된 임상연구와 의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최신 권고안을 담았다.
이번 지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고위험군 환자의 목표혈압 강화다. 합병증이 없는 일반 고혈압 환자와 노인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은 기존과 동일하게 140/90 mmHg 미만으로 유지했지만, 고위험 고혈압 환자와 심혈관질환·당뇨병·만성콩팥병·뇌졸중 등이 동반된 환자는 130/80 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학회는 STEP, ESPRIT, BPROAD 연구 등을 근거로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에서 보다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필요하며, 만성콩팥병 환자 역시 단백뇨 여부와 관계없이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새 진료지침에는 수축기 혈압은 정상이지만 이완기 혈압만 상승한 상태를 뜻하는 ‘이완기단독고혈압(Isolated Diastolic Hypertension·IDH)’ 개념도 새롭게 분류됐다. 학회는 젊은 연령층에서 흔한 형태인 IDH가 장기적으로 표적 장기 손상과 심혈관 합병증 위험 증가와 관련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혈압 측정 방식과 관련해서는 활동혈압과 가정혈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국내외 진료지침 가운데 처음으로 커프리스 혈압계를 임상 혈압 감시 장치에 포함했다.
학회에 따르면 커프리스 혈압계는 커프 압박 없이 일상생활과 수면 중 연속 혈압 측정이 가능해 혈압 변동성 평가와 환자 자가관리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 가운데 반지형 혈압계는 국제표준(ISO 81060-2:2018) 허용 범위 내 정확도를 보였으며,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와 함께 24시간 활동혈압감시 건강보험 수가에도 적용됐다. 다만 향후 검증 과정과 임상 적용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학회는 설명했다.
약물치료 영역에서는 기존 항고혈압제 외에도 angiotensin receptor-neprilysin inhibitor(ARNI), 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inhibitor(SGLT2 억제제), non-steroidal mineralocorticoid receptor antagonist(비스테로이드성 MRA), 알도스테론합성효소억제제(aldosterone synthase inhibitor·ASI) 등을 새로운 고혈압 치료 전략에 포함했다. 학회는 이들 약제가 혈압 감소뿐 아니라 심부전·심혈관질환·신장질환 보호 효과까지 확인됐으며, 일부는 난치성 고혈압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일제형복합제(single-pill combinations·SPC)에 대한 새 분류 체계도 제시했다. 학회는 단일제형복합제를 초저용량·저용량·표준용량·고용량으로 재분류하고, 최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초저용량 및 저용량 복합제가 부작용 증가 없이 우수한 혈압 조절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생활습관 개선 권고 범위도 확대됐다. 학회는 체중 조절과 저염식, 절주, 금연, 운동, 건강한 식습관 등을 기본 치료로 제시하면서 전자담배와 간접흡연 역시 심혈관 위험 증가와 관련 있다는 근거를 반영해 금연 권고 범위를 넓혔다. 또 호흡 운동과 명상, 마음챙김(mindfulness) 등 스트레스 완화 요법도 혈압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거를 바탕으로 비약물 치료 전략에 포함했다.
비만과 젊은 성인 고혈압 관리 중요성도 강조됐다. 학회는 비만 고혈압 환자에서 체중 감량과 적극적인 혈압 조절을 권고했으며, GLP-1 수용체작용제와 SGLT2 억제제 등을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20∼39세 젊은 고혈압 환자에서는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가 중요하며, 40세 미만에서는 이차성 고혈압 선별검사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혈압성 응급 기준도 재정립했다. 학회는 급성 장기손상이 동반된 경우를 ‘고혈압성 응급’으로 정의하고 정주용 항고혈압제를 사용해 신속하지만 과도하지 않게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장기손상이 없는 경우는 ‘급성중증고혈압’으로 분류하고, 급격한 혈압 강하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존에 사용되던 ‘고혈압성 긴급(hypertensive urgency)’ 용어는 개념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
환자 중심 진료(patient-centered care) 개념도 새롭게 포함됐다. 학회는 환자의 심혈관 위험도와 치료 효과에 대한 개인 맞춤형 설명과 공유의사결정(shared decision-making)을 권고했으며, 가정혈압 자가측정을 적극적인 혈압 관리 전략으로 제시했다. 가정혈압 측정은 진단 정확도를 높일 뿐 아니라 환자의 치료 참여와 약물치료 지속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차성 알도스테론증의 선별 중요성도 강조했다. 학회는 일차성 알도스테론증이 비교적 흔하면서 치료 가능한 대표적인 이차성 고혈압 원인 질환이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선별검사 시행률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 ‘저항성 고혈압’ 대신 ‘난치성 고혈압’이라는 새 개념을 도입했다. 학회는 기존 용어가 다양한 임상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고, 이뇨제를 포함한 2제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사용해도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못해 전문가의 추가 평가나 치료 방침 설정이 필요한 경우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난치성 고혈압을 정의했다. 여기에는 기존의 저항성 고혈압과 불응성 고혈압 개념이 모두 포함된다.
임신 중 백의고혈압 관리와 관련해서는 진료실 밖 혈압 측정을 활용한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 치료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회는 CHAP 연구를 근거로 임신성 또는 만성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을 140/90 mmHg 미만으로 적극 조절하도록 권고했으며, 메틸도파·라베타롤·니페디핀·암로디핀 등을 사용 가능한 약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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