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 실명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망막 박리 위험 높여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eccthomas@mdtoday.co.kr | 2026-05-31 13:01:29
[mdtoday =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아토피 피부염 병력이 있는 환자는 망막 박리의 발병 위험이 급격히 높아질 뿐만 아니라, 수술 후 예후도 더 나쁠 수 있다는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토피 피부염과 망막 박리 발생률, 그리고 수술 후 증식성 유리체망막병증 및 복합 망막 수술로의 이행 위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가 국제 학술지 '망막 안과학 저널(Ophthalmology Retina)'에 실렸다.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그동안 아토피 환자들이 눈 주변을 자주 비비는 행위 등의 기계적 자극이 안구 내부 구조에 손상을 주어 망막 박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임상적 의문은 있었으나, 이를 대규모 인구 기반 데이터를 통해 통계적 위험도로 입증하고 첫 수술 이후의 장기적인 예후와 합병증 발생률까지 정밀 추적한 역학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망막박리는 방치할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안과적 응급 질환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케크 의과대학(Keck School of Medicine)의 알렉산더 홍 교수 연구팀은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아토피 피부염 진단 요인이 망막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대규모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교란 변수를 통제하기 위해 성향점수 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을 활용해 아토피 환자군과 대조군을 각각 27만 4547명씩 동일한 규모로 구성한 뒤 5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아토피 피부염 환자군은 대조군에 비해 망막 박리 관련 임상 지표가 뚜렷하게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5년 추적 관찰 시점에서 아토피 환자군의 망막 박리 진단율은 0.7%로 대조군(0.2%)에 비해 높았으며, 실제 망막 박리 수술을 구체적으로 진행한 비율 역시 0.2% 대 0.04%로 유의미한 격차를 보였다.
이를 위험비(Hazard ratio)로 환산하면 아토피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망막 박리 진단 위험은 2.74배, 수술을 받게 될 위험은 4.56배나 급증하는 강력한 연관성을 시사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첫 망막 수술 이후에 나타난 불량한 예후였다.
망막 박리 수술을 받은 환자들만 따로 떼어 6개월간 추적한 결과, 아토피를 동반한 환자군에서는 수술 후 망막에 비정상적인 섬유막이 자라나 재박리를 유발하는 치명적인 합병증인 증식성 유리체망막병증(PVR) 진단율이 대조군보다 높은 5.9%(대조군 4.0%)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난이도가 높은 '복합 망막박리 수술(Complex RD repair)'로 이행해야 했던 비율 또한 아토피 군에서 8.9%로 대조군(6.6%)을 웃돌았다.
아토피 환자는 망막 수술 후 PVR 발생 위험이 1.45배, 복합 수술 위험이 1.36배 더 높았던 것이다.
연구진은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전신적·국소적 만성 염증 환경과 가려움증으로 인해 안구를 만지거나 비비는 행동 변수가 망막 조직의 취약성을 유도하고, 수술 후 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과 흉터 형성을 자극하는 핵심 매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들은 이러한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아토피 피부염 병력이 망막 박리의 발병률을 높이고 수술 후 합병증 및 재수술 위험을 가중하는 유의미한 독립 인자이며, 아토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선제적인 안과적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실명을 막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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