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수술 전 금연 실패, 수술에 의한 사망률 높이지 않아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eccthomas@mdtoday.co.kr | 2026-06-01 08:45:04

▲ 폐암 수술을 앞두고 금연에 실패한 환자는 수술 후 폐 합병증을 겪을 위험이 더 높지만, 수술 직후 단기 사망률은 수술 전 금연에 성공한 환자와 유사하다는 대규모 역학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DB)

 

[mdtoday =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폐암 수술을 앞두고 금연에 실패한 환자는 수술 후 폐 합병증을 겪을 위험이 더 높지만, 수술 직후 단기 사망률은 수술 전 금연에 성공한 환자와 유사하다는 대규모 역학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술 전 흡연 상태가 폐암 절제술 후의 단기 사망률 및 폐 합병증 발병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가 '미국외과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Surgeons)'에 실렸다.

전통적인 안과나 외과적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흉부외과 의사들은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폐암 수술 최소 한 달 전에는 환자가 반드시 금연할 것을 권고해 왔다.

흡연이 전신 염증과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하고 수술 예후를 떨어뜨리는 강력한 유해 인자임은 분명하지만, 금연 실패를 이유로 수술 자체를 기피하는 것이 실제 환자의 단기 생존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통한 정밀한 검증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University of Cincinnati) 의과대학 로버트 반 하렌 교수 연구팀은 미국 흉부외과학회(STS) 일반흉부외과 데이터베이스에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등록된 폐암 절제술 환자 8만5124명의 방대한 의료 기록을 바탕으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수술 당시 흡연을 지속 중이던 환자군과 수술 전 금연한 환자의 수술 후 30일 이내 합병증 및 사망률을 비교 분석했다.

조사 결과 현재 흡연 중인 환자들은 금연한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령이 낮고 기저 질환(동반 질환)이 적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 합병증(Pulmonary complications) 발생률은 예상대로 현재 흡연 중인 환자군에서 34.6%를 기록해, 금연 환자군의 30.5%보다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흡연이 폐 조직의 치유를 방해하고 저산소증이나 대사성 교란을 유도해 뇌 손상이나 폐렴 같은 합병증 취약성을 키우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병증 발생률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단기 사망률(Mortality)은 두 그룹 모두 1%로 완전히 동일한 흐름을 보였다. 수술 전 금연 여부가 수술 직후의 생사 자체를 가르는 절대적인 독립 인자는 아님이 증명된 것이다.

연구팀은 최근 급격히 도입된 '로봇 보조 수술(Robot-assisted surgery)' 등 최신 의료 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반전의 배경일 수 있다고 짚었다.

과거처럼 가슴을 크게 여는 개흉술(Thoracotomy) 대신 로봇을 이용해 미세 절개로 수술을 진행함에 따라, 흡연 환자라 할지라도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폐렴 등 치명적인 문제로 이어질 확률이 대폭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수술 전 지속적인 흡연이 폐 합병증 발병률을 높이는 유해 요인이지만 단기 사망률을 가중하는 절대적 금기증은 아니며, 로봇 수술 등 최소 침습 기술을 적극 활용해 흡연 환자에게도 안전한 수술 기회를 가이드하는 것이 폐암 예방 의학 및 외과 학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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