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결제해도 환불은 바우처”…트립닷컴 공정위 제재

통신판매업 미신고·청약철회 방해 적발…과태료 1000만원 부과
공정위 "항공사 정책 따랐더라도 전상법보다 소비자에 불리하면 위법"

김주성 기자

kimchu7189@mdtoday.co.kr | 2026-06-05 08:33:58

(사진= AI 생성 이미지)

 

[mdtoday = 김주성 기자] 트립닷컴이 항공권 환불 과정에서 소비자가 결제한 수단이 아닌 항공사 바우처로 환급하고, 통신판매업 신고 없이 영업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1일 트립닷컴 싱가포르와 트립닷컴코리아에 시정명령 및 보고명령과 함께 총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 회사는 2020년 2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일부 항공권 취소 건에 대해 소비자가 결제한 수단이 아닌 항공사 바우처 형태로 환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바우처 환급 건수는 총 1만3010건, 환급액은 약 31억5500만 원 규모다.

또 항공권 취소 과정에서 “환불은 항공사 바우처 형태로만 제공된다” 등의 문구를 안내해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행사를 제한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실제 소비자 A씨는 3년 전 트립닷컴을 통해 베트남 다낭 항공권과 호텔 상품을 약 254만원에 예약했다. 그러나 가족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예약을 취소했지만 원 결제 수단이 아닌 사용 기한 6개월짜리 항공사 바우처를 지급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현금으로 결제했는데 환불금이 6개월짜리 바우처로 지급됐다”며 “현금 결제는 현금으로 돌려받는 게 상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B씨 역시 코로나19로 취소한 항공권에 대해 계좌 환불을 요청했지만 약 1년 뒤 현금 대신 항공사 바우처를 지급받았다고 했다. 그는 “계좌 환불을 요청했는데도 일방적으로 바우처 환불로 처리됐다”며 “오랜 기간 기다렸는데도 원하는 방식의 환불을 받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공정위는 소비자가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등으로 결제한 경우 동일하거나 소비자에게 불리하지 않은 방식으로 환급해야 함에도 바우처로 환급한 것은 전상법(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이 밖에도 트립닷컴 싱가포르와 트립닷컴코리아는 각각 2017년 11월과 2020년 4월부터 통신판매업 신고 없이 항공권 판매 영업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사이버몰을 운영하며 판매 정보 제공과 청약 접수를 수행하는 플랫폼 사업자는 통신판매업 신고 의무를 진다.

다만 공정위는 두 회사가 각각 지난해 1월과 9월 통신판매업 신고를 완료하고, 기존 바우처 환급 건에 대한 현금 환불 등 소비자 피해 회복 조치를 마친 점, 지난해 7월부터 바우처 환급 항공권 판매를 중단한 점 등을 고려해 이번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개별 항공사의 환급 정책이라 하더라도 전상법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한 경우 위법에 해당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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