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간 질환 환자 3명 중 1명 겪는 근감소증...환자별 맞춤 치료 길 열려

조민규 의학전문기자

awe0906@mdtoday.co.kr | 2026-06-03 14:09:21

▲ 말기 간 질환 환자들이 겪는 근육 손실이 간 질환의 원인에 따라 각기 다른 생물학적 기전으로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DB)


[mdtoday = 조민규 의학전문기자] 말기 간 질환 환자들이 겪는 근육 손실이 간 질환의 원인에 따라 각기 다른 생물학적 기전으로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대학교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악액질, 근감소증,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실렸다.

근감소증은 골격근량과 근력이 줄어드는 질환으로, 말기 간 질환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 발생한다. 근감소증은 낙상 위험과 감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사망률을 2배가량 높이지만, 이들을 위한 승인된 약물 치료제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연구진은 말기 간 질환 환자의 근육 조직을 직접 채취해 건강한 사람의 조직과 비교 분석했다. 유전자 발현 상태를 확인하는 전사체학 기술을 통해 질병에 걸린 근육에서 다르게 작용하는 600개 이상의 유전자를 식별했다.

이러한 변화는 세포 노화, 에너지 생성, 단백질 분해 등 핵심적인 생물학적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환자들을 알코올성, 대사성, 면역성 등 간 질환의 원인별로 나누자 각 그룹의 근육 조직에서 뚜렷하게 다른 분자 패턴이 나타났다.

이는 간 질환에 동반되는 근감소증이 단일 질환이 아니라 서로 다른 원인에 의해 촉발되는 복합 질환군임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혈액 속 염증 및 성장인자 단백질이 이런 근육 변화를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혈장 실험을 진행했다. 실제 환자의 혈장이 노출된 실험실 근육 세포에서는 단백질 분해가 늘어나는 등 환자 근육과 유사한 손상이 일어났다.

분석 결과, 스트레스 관련 단백질인 GDF-15는 모든 하위 질환에서 높았지만, 면역성 간 질환에서는 IL-1α가, 대사성 및 알코올성 간 질환에서는 HGF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연구를 이끈 사이먼 존스 교수는 이번 발견이 환자별 근감소증 원인에 맞춘 획일적이지 않은 맞춤형 치료법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미 다른 질환 치료에 쓰이거나 개발 중인 약물들을 근감소증 표적 치료로 재활용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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