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드물게 발생하는 수술 합병증이라는 이유로 과실 책임 피하기 어려워”
김미경 기자
sallykim0113@mdtoday.co.kr | 2026-05-27 08:42:03
[mdtoday = 김미경 기자] 드물게 발생하는 합병증이라는 사정만으로 수술 과정에서 발생한 손상 책임까지 면할 수는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최근 대장암 환자 A씨가 B병원을 운영하는 C학교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고 약 58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2018년 A씨는 오한과 복통, 설사 증상으로 B병원 응급실에 내원했고, 검사 결과 구불결장암과 천공, 복막염 등이 확인됐다. 우측 부신에서는 2.1cm 크기의 종양도 발견됐다.
이후 같은 해 5월 10일 복강경 부신절제술과 개복 결장암 전방절제술, 소장 부분절제술 등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직후 복통이 이어졌고, 같은 달 29일 극심한 복통과 구토 증상으로 다시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병원은 혈액검사와 복부·흉부 엑스레이 검사 등을 시행한 뒤 변비로 진단하고 약물을 처방했다.
이후 6월 외래 진료 과정에서 시행한 CT 검사에서는 신장에 소변이 차며 부어오르는 수신증과 요관 손상이 확인됐고, 이어 진행된 역행성 신우조영술에서는 우측 요관이 완전히 절제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소견도 나왔다.
이에 A씨 측은 수술 과정에서 요관이 손상됐고 이후에도 이를 제때 발견·치료하지 못했다며 약 1억33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병원 측은 우측 요관 손상은 매우 드문 합병증이며 부신 절제술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노출되는 부위도 아니라며 수술상 과실과 인과관계를 부인했다. 또한 수술 이후 나타난 복통과 고혈압 증상만으로 특정 손상을 의심하기는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술 과정에서 요관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부신 절제술을 후복막 접근법으로 시행하는 경우 신장 아래에서 위 방향으로 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요관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수술기록지에 암 천공으로 인해 장과 장망, 복벽 사이에 ‘심한 유착(severe adhesion)’이 발생해 박리를 시행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부신에 접근하기 위해 박리하고 복강경 기구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복강 내 심한 유착으로 인해 요관이 손상됐을 개연성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병원 측은 혈액순환 문제로 인한 괴사나 누공 등이 요관 손상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의료감정 결과 등을 근거로 수술과 관련된 원인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수술 이후 대응 과정에 대해서는 재판부는 병원 측 판단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 우측 요관 손상이 매우 드문 합병증이고 당시 발열이나 염증 소견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의료진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응급실 내원 당시 혈액검사와 복부·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했고 고혈압 외 활력징후는 정상 범위였다”며 “변비로 진단하고 약을 처방한 데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환자에게 소장 천공과 담낭결석 등이 있었고 수술 전 복강 내 유착이 심한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해 병원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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