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은 잘됐는데 왜 회복이 더딜까”…노년기 근감소증, 재활 속도와 낙상 위험 좌우

최민석 기자

biz@mdtoday.co.kr | 2026-05-28 15:41:32

[mdtoday = 최민석 기자] 허리 수술을 받은 70대 A씨는 수술 후 통증은 줄었지만 좀처럼 보행이 회복되지 않았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B씨도 마찬가지였다. 관절 상태는 좋아졌지만 침대에서 일어나 걷는 것조차 버거워 재활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다. 공통점은 수술 부위의 문제가 아니라 하체와 코어 근력 저하, 즉 근감소였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 근육이 빠지는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근육량 감소와 함께 근력,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서 보행 장애, 균형 저하, 낙상, 골절, 전신 쇠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의학적 문제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허리질환이나 무릎 관절염, 인공관절 수술 이후 회복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
 

▲ 심동식 원장 (사진=연세본사랑병원 제공)

세계보건기구는 고령자에게 주 150~300분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고하고 있다. 고령자의 경우 여기에 균형 운동까지 병행하는 것이 낙상예방에 도움이 된다.

문제는 근감소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환자들은 보통 ‘걸음이 느려졌다’, ‘계단 오르기가 힘들다’, ‘앉았다 일어날 때 다리에 힘이 없다’, ‘자꾸 휘청거린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을 자연스러운 노화로 넘기다 보면 이미 근력이 상당히 줄어든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아시아 근감소증 진단 기준에서는 악력, 보행 속도, 의자 일어서기 검사, 근육량 평가 등을 활용한다. 선별 단계에서는 종아리 둘레도 참고할 수 있는데, 남성 34cm 미만, 여성 33cm 미만이면 근감소 위험 신호로 볼 수 있다.

근감소증이 위험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낙상이다. 근력이 줄면 발을 내딛는 힘뿐 아니라 몸을 순간적으로 지탱하는 반응 속도도 떨어진다. 특히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근육이 약해지면 보행 안정성이 무너지고, 작은 턱이나 미끄러운 바닥에서도 쉽게 넘어질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은 노년층에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대표적 손상으로, 최근 국내 연구에서도 고관절 골절 후 1년 누적 사망률이 17%로 보고됐다.

수술 후 회복에서도 근육은 중요한 변수다. 허리수술 후 신경압박이 해소되더라도 다리와 코어 근력이 부족하면 바른자세로 걷기 어렵다. 인공관절 수술 후 대퇴사두근과 엉덩이 근육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으면 보행훈련이 더디고, 계단이나 의자에서 일어나는 동작에 어려움이 남을 수 있다. 즉 수술성공 여부와 별개로, 근육이 재활속도를 결정하는 기반이 되는 셈이다.

근감소 예방을 위해서는 무조건 많이 걷는 것보다 개인 상태에 맞는 운동이 중요하다. 관절염이 심하거나 척추관협착증이 있는 환자가 통증을 참고 오래 걷는 것은 오히려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 걷기와 함께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서기, 벽 잡고 스쿼트, 뒤꿈치 들기, 실내 자전거, 누운 자세 다리 들기처럼 관절 부담을 줄이면서 하체를 자극하는 운동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영양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노년층은 식사량이 줄고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다. 근육을 유지하려면 운동과 함께 단백질, 비타민 D, 칼슘 등 영양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다만 신장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무리한 단백질 보충보다 의료진 상담 후 개인별 식단을 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연세본사랑병원 심동식 원장은 “허리·무릎 수술 후 회복 속도의 차이는 근력에서 갈린다. 같은 수술을 받아도 근육이 있는 환자는 회복이 빠르고, 없는 환자는 재활이 길어진다”라며 “걸음이 느려지거나 앉았다 일어나기 힘들다면 단순 노화로 넘기지 말고 근감소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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