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파 공기청정기', 뇌 인지 기능 향상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eccthomas@mdtoday.co.kr | 2026-04-24 08:36:37

▲ 가정용 고성능 헤파(HEPA) 공기청정기를 단 한 달만 사용해도 40세 이상 성인의 집행 기능과 정신적 유연성 등 뇌 인지 기능이 유의미하게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DB)

 

[mdtoday =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가정용 고성능 헤파(HEPA) 공기청정기를 단 한 달만 사용해도 40세 이상 성인의 집행 기능과 정신적 유연성 등 뇌 인지 기능이 유의미하게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기청정기 사용이 교통 관련 대기 오염에 노출된 성인의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가 '사이언틱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대기 중 미세먼지는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의 위험 인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고속도로 인근처럼 교통량이 많은 지역 거주자들은 도로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에 상시 노출되어 뇌 건강에 위협을 받는다.

하지만 공기청정기를 통한 실내 공기 질 개선이 실제 인간의 정신적 수행 능력을 즉각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간 실증적인 연구가 부족했다.

미국 터프츠 대학교(Tufts U) 등 공동 연구진은 대기 오염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매사추세츠주 서머빌 지역의 성인 119명을 대상으로 교차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한 달간은 실제 헤파 필터가 장착된 청정기를, 다른 한 달간은 필터가 없는 가짜 청정기를 사용하게 한 뒤 시각적 기억력, 운동 속도, 그리고 뇌의 핵심 고등 지능인 집행 기능과 정신적 유연성을 정밀하게 측정했다.

연구 결과, 40세 이상 성인 그룹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관찰됐다. 이들은 가짜 청정기를 사용했을 때보다 실제 헤파 청정기를 사용한 한 달 뒤, 숫자가 교차하는 복잡한 선 긋기 테스트(집행 기능 및 유연성 측정)를 평균 12% 더 빠르게 완료했다.

이는 실내 체류 시간이나 테스트 당시의 스트레스 수준 등 다른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일관되게 나타난 결과였다.

12%의 향상은 수치상 작아 보일 수 있으나, 이는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했을 때 얻는 인지적 이득과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공기 오염이 단 몇 시간의 노출만으로도 뇌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기청정기가 오염된 환경 속에서 뇌를 보호하는 실질적인 '방어막'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공기 오염이 뇌세포 간의 신호 전달을 돕는 '백질(White matter)'을 감소시키며, 특히 집행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에 가장 큰 타격을 준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 해당 영역의 기능이 개선된 것은 공기청정기가 이러한 뇌 구조적 손상을 예방하거나 완화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헤파 공기청정기 사용이 미세먼지 노출을 줄여 성인의 고등 인지 기능을 즉각적으로 개선하는 실효성 있는 중재 방안이라고 결론지었다.


[ⓒ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