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불화 피해자 결혼이주여성, 가출·이혼상담 늘어
집안 빚 갚아줘도 폭력 이어져, 견디다 못해 가출∙이혼
김선욱
tjsdnr821@mdtoday.co.kr | 2012-06-12 15:24:48
결혼이주여성들이 가정불화로 고통 받는 사례가 늘면서 다문화 2세에게까지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12일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간 이주여성 피해 상담건수가 1만6235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갈등 관련 상담건수가 전체 20%에 달하며, 가정폭력 등 폭력상담이 10%, 가족갈등은 6%로 나타나 가정에서의 불화로 인한 상담이 36%로 집계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출이나 이혼과 관련된 상담의 비중을 따로 산출해도 20%를 넘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에 폭력 등 가정에서의 불화를 참지 못해 출산한 아이와 함께 이주여성 쉼터에 정착한 이들은 생활고로 살 길이 막막한 상황이다.
실제 필리핀에서 이주한 A씨는 시댁에서의 구박을 참으며 생활하다가 남편의 심한 폭력에 머리와 어깨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
A씨는 남편을 사랑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 폭력과 시댁의 구박을 견디며 영어강사 일자리를 얻어 남편 집안의 빚까지 모두 갚아주는 헌신을 보였다.
그러나 남편은 부부상담을 통해 가정불화를 해결하자는 A씨를 집전화로 내리쳐 심한 부상을 입게 하고 아이들에게까지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둘렀다.
이처럼 억울하고 극심한 폭력에 시달리는 이주여성들은 우리말이 익숙하지 않아 자신이 당한 피해상황을 자세히 설명할 수 없다.
경찰이 출동해도 가정 내에서의 일이라 치부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해자가 법적인 처벌까지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농어촌지역 이주여성의 경우 심한 폭력을 당하고도 가정에서의 불화를 집안 일로 마무리 하려는 분위기로 인해 가출이나 이혼을 선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서울온드림다문화가족교육센터 홍규호 이주민 팀장은 “농어촌지역의 경우 자녀생산을 목적으로 이주여성과 혼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남자아이를 낳지 못해 차별이나 학대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생산의 경우 이혼사유가 되지 못해 다른 명분으로 이혼을 하고 길거리로 내몰리는 여성이 적지 않지만 자신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는데 제약이 있기 때문에 이차적인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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