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생리만 하면 '변비'가 사라질까

생리전후 여성호르몬이 장운동에 영향

윤주애

yjua@mdtoday.co.kr | 2007-07-30 22:01:50

변비환자라도 생리할 때만 되면 변비가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만성변비환자도 그날만 되면 변비가 해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생리 후 변비가 없어지는 이유

대학생 A씨(21)는 근 10년간 변비에 시달리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A씨를 괴롭혔던 변비가 만성화 된 것이다. 그렇지만 A씨는 그날만 되면 ‘볼일’을 볼 수 있다.

2주일 또는 1달이 지났더라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생리때면 막혔던 항문이 뚫린다는 것. A씨는 “예전에는 1주일만 지나도 변비약을 먹었는데, 요즘에는 생리할 때가 되면 약을 먹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변비가 해결된다”고 말한다.

생리가 시작되기 약 3일전에는 황체형성호르몬이 가장 낮아지기 때문에 장운동이 활발해져 오히려 ‘설사’가 생기는 경우가 많은 셈이다.

생리만 하면 변비가 사라지는 사람들은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장’운동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난자가 배란될 때 나오는 황체형성호르몬의 경우 그 분비량에 따라 장운동이 활발해지거나 천천히 움직이게 된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차선화 교수는 “황체형성호르몬이 적게 분비되면 장운동이 활발해져 변비가 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생리가 시작되기 약 3일전에는 황체형성호르몬이 가장 낮아지기 때문에 장운동이 활발해져 오히려 ‘설사’가 생기는 셈이다.

◇ 생리 전에 생기는 변비 ‘골치 아파’

이와 반대로 황체형성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시기(배란일 후 1주일)에는 장운동 속도가 떨어져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직장인 B씨(34)는 생리가 시작될 즈음이면 오전에만 2리터씩 물을 마신다. 매달 생리로 고생하기에 앞서 변비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B씨처럼 생리 전에 변비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생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예민함이 변비를 부른다고 지적한다.

매일 대변을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변비를 부른다는 것은 정설로 확립돼 있다. 여기에 생리에 예민한 사람은 장운동에 영향을 받아 변비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 생리 & 변비에 대한 허와 실

자궁이 수축하기 때문에 생리가 이뤄진다. 따라서 움직이는 자궁에 따라 변비가 생기거나, 없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궁의 움직임은 장운동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전언이다.

또 심한 변비가 생리를 방해할 것이란 추측도 사실과 다르다. 결국 근육으로 이뤄진 자궁이라도 호르몬에 따른 생리는 순리대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밖에 생리가 시작되기 전부터 생리가 끝날 때까지 항문괄약근을 조이는 힘이 커져 배변이 어렵게 되면 변비가 생긴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여성호르몬이 항문괄약근의 압력을 좌우한다는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남대병원 소화기내과 장병익 교수는 “여성호르몬 및 생리주기와 항문괄약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몇 차례 시행됐지만 뚜렷한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한다.

반면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장에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있어 호르몬 분비에 따라 변비가 없어질 수 있다”면서도 “모든 여성이 아니더라도 일부 여성에게는 생리가 시작되면 변비가 사라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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