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 시트 결함, 美 사망 사고로 ‘예고된 인재’ 논란
유정민 기자
hera20214@mdtoday.co.kr | 2026-03-18 11:20:15
[mdtoday = 유정민 기자]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에서 발생한 전동시트 결함 사고가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던 '인재'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한 2세 여아 사망 사고를 계기로, 그간 국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시트 구조 및 센서 오작동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대차는 뒤늦게 북미 시장에서 해당 모델의 판매를 중단하고 대규모 리콜 절차에 착수했다.
이번 사고의 핵심 원인으로는 시트가 접힐 때 물체를 감지해 작동을 멈추는 '안티 핀치(Anti-pinch)' 기능의 결함이 지목된다.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회장은 "팰리세이드가 개발 단계에서 센서의 민감도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전동시트가 작동 중 사람이나 물체를 감지하면 즉시 정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이 이를 인지하지 못해 인명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와 동호회에서는 출시 초기부터 유사한 위험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지난해 7월 한 이용자는 "3열에 아이가 앉아 있는 상태에서 버튼을 눌렀더니 시트가 그대로 접혀 아이가 갇힐 뻔했다"며 구조적 위험성을 경고했다. 또 다른 이용자들은 전동시트 작동 시 기계음만 발생하거나 리셋 후에도 작동하지 않는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측에서 결함 증상을 호소해 왔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영어권 최대 커뮤니티 '레딧'에서도 팰리세이드 전동시트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북미 사용자는 "2열 독립 시트가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버튼을 다시 누르지 않는 이상 멈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접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관계 당국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현대차 북미법인은 지난 13일 2026년형 팰리세이드 리미티드와 캘리그라피 트림의 판매를 미국과 캐나다에서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현대차는 NHTSA에 리콜 계획서를 제출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며, 대상 차량은 북미와 한국을 포함해 약 12만 대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 역시 조만간 현대차와 협의하여 국내 대상 차량에 대한 리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용선 국토부 자동차정책과장은 "그간 부처나 교통안전공단 측에 관련 민원이 공식적으로 접수된 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리콜 수리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희망 고객에게 렌터카를 제공하고, 이달 말 전동시트 감지 기능을 개선하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임시 조치로 시행할 예정이다.
현대차 측은 "현재 리콜 수리 방안을 개발 중이며, 수리가 완료되면 차주들에게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고가 소비자들의 반복된 경고를 간과한 결과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브랜드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수정을 넘어 근본적인 안전 메커니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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