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초여름에 악화되는 이유와 올바른 대처법은?
김미경 기자
sallykim0113@mdtoday.co.kr | 2026-05-22 14:25:29
[mdtoday = 김미경 기자] 다리가 자주 붓고, 오후만 되면 하체가 묵직하게 처지며, 자다가 종아리에 쥐가 내려 잠에서 깨는 것은 많은 이들이 흔히 겪는 증상 중 하나다. 단순 피로나 운동 부족 탓으로 여기고 간과하기 쉽지만, 하지정맥류가 원인일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장시간 서서 일하거나 고정된 자세로 앉아 있는 생활 환경에 노출된 현대인들에게 발병하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환자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2~3배 높게 나타나며, 최근에는 젊은 직장 여성층에서도 발병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하지정맥류 하면 대부분 피부 밖으로 혈관이 구불구불 튀어나오는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실제 환자의 절반 이상은 외관상 아무런 이상이 없음에도 다리 내부 정맥에서 혈액 역류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20~30대에 생긴 미세한 역류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판막이 완전히 망가진 후에야 병원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제2의 심장으로 불리는 종아리 근육과 정맥 판막은 혈액이 심장으로 거슬러 올라가도록 협력한다. 판막이 손상되어 혈액이 역류하기 시작하면 혈관 내 압력이 높아지고, 팽창한 정맥이 주변 신경과 근육을 압박하면서 저림, 당김, 발바닥 통증 같은 다양한 이상 감각을 유발한다. 이를 방치하면 피부 변색, 만성 습진, 심하면 난치성 피부 궤양이나 혈전증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증상은 기온 상승에 영향을 받아 여름이 다가올수록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체온 조절을 위해 표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하체로 몰리는 혈액량이 크게 늘고, 이미 약해진 판막이 버티지 못해 정맥 내 압력이 치솟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환자의 약 40%가 기온이 가장 높은 7~8월에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
예방 및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생활관리가 필요하다. 다리가 무겁고 아프다고 족욕이나 반신욕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하지정맥류 환자에게 고온 자극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열이 탄력을 잃은 혈관을 더욱 팽창시켜 혈액 정체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대신 찬물 샤워로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취침 전 다리를 심장보다 30도 높게 올려두는 자세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꾸준히 착용하는 것도 혈액 정체를 예방하는 좋은 보조 방법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혈관의 모양뿐 아니라 혈액의 흐름까지 면밀히 파악할 수 있는 정밀 초음파 검사를 진행한다. 검진 결과에 따라, 방사상 레이저관을 활용해 통증과 멍을 크게 줄인 혈관 레이저 시술, 문제 혈관에 균일한 열을 가하는 고주파 치료, 열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혈관접착제로 역류 혈관을 폐쇄하는 베나실, 피부 표면 실핏줄까지 정리하는 피부혈관레이저 등을 시행한다. 이중 베나실은 수술 후 압박스타킹 착용이 불필요하고 국소마취만으로 시술이 가능해 한여름에도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치료받을 수 있다.
이 원장은 “다리가 보내는 경고 신호를 단순 피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혈관이 본격적으로 확장되는 초여름이 오기 전, 혈관 초음파 검사로 내 다리의 진짜 상태를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합병증을 예방하는 가장 현명한 첫걸음이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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