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론 왜 건드려?···정부·의사 강대강 갈등 속 은행 보이콧 움직임
KB국민은행, 의사 전용 대출상품 온라인 판매 중단…임현택 당선인 “주거래은행 옮겨라” 반발
“전 금융기관에 의사전용대출 혜택 대폭 축소하면 된다”…신한·농협은행도 도마
김동주
ed30109@mdtoday.co.kr | 2024-03-28 17:39:55
[mdtoday=김동주 기자] 의대 정원 증원 추진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립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의사 전용대출 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중단한 시중 은행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8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의사 전용 대출상품인 ‘KB닥터론’을 삭제하고 온라인 판매를 중단했다.
닥터론은 각 은행에서 의대생ㆍ전공의ㆍ의사 등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전용 대출상품으로 의료기관에 근무 중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면 받을 수 있다. 특히 신용대출임에도 일반대출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와 높은 한도가 부여돼 있으며 은행에 따라 최고 한도가 4억원까지 올라간다.
문제는 최근 의대 정원 증원 추진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의료계가 KB국민은행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당장 대한의사협회 제42대 회장에 당선된 임현택 당선인은 지난 27일 SNS를 통해 “KB국민은행이 전공의들 닥터론 대출을 회수한다고 한다”며 “의사들 이에 분명한 보답을 해야겠다”고 분노했다.
특히 임 당선인은 “선배 개원의들은 일단 건강보험 청구 들어오는 통장과 주거래은행부터 타은행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동조하겠다는 다수의 댓글이 달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KB국민은행 측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대출신청 편의성 개선 등 비대면 가계여신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비대면 신규대출 상품라인업을 개편했고 이 과정에서 ‘닥터론’, ‘로이어론’ 등 전문직군에 대한 상품이 리뉴얼 된 것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것이 KB국민은행 측의 설명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닥터론’은 영업점에서 신청 가능하며 ‘전문직군’ 자격이 상실되어도 기존 대출만기 시까지 이용이 가능하여 연장 시점에서도 일반 대출상품으로 전환해 대출 사용을 계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닥터론 상품을 정상적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도 ‘보이콧’ 대상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소속으로 설정된 회원들이 “이번에 퇴직한 의사들 전부 체크해서 대출 상환 통지하고 기한이익상실 처리하자”, “전공의들은 아직 돈 많이 벌때가 아니라 절대 못 갚는다”, “정부가 아직 꺼내지 않은 대 의사 최고의 카드”, “전 금융기관에 의사전용대출 혜택을 대폭 축소하면 된다” 등에 글들을 게재돼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글들은 빠르게 확산됐고 일부 의사 커뮤니티에는 KB국민은행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거래를 해지하자는 등의 의견과 함께 이들 은행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오늘 신한, 농협카드 해지했다”, “조금 전에 민원 접수했다”, “KB, 신한, 농협에서 의사들이 돈을 빼내야 한다” 등의 글들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은행의 이 같은 조치가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들의 복귀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어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의료인은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이 은행 직원 한사람의 일탈인지 아니면 내부적으로 논의됐던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제가 크다.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일로 주변에서도 은행 거래를 끊겠다는 분들이 다수 있다”고 현재 상황을 조심스럽게 귀띔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익명 커뮤니티 특성상 작성자가 누군지 알 수 없다”며 “개인의 견해일 뿐 회사의 입장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NH농협은행 관계자 역시 “닥터론 상품 중단 등은 전혀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