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부제, 고혈압·심질환 위험 높여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eccthomas@mdtoday.co.kr | 2026-05-26 08:23:31
[mdtoday =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방부제 섭취량이 많을수록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대폭 상승한다는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상적인 식품 보존제 노출량과 장기적인 심혈관 건강 사이의 인과적 연관성을 연구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실렸다.
현대인들이 즐겨 찾는 수십만 가지의 산업 가공식품에는 유통기한을 늘리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식품 보존제가 첨가된다.
그동안 일부 보존제 성분이 심혈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동물 실험이나 세포 단위의 전임상 연구는 있었으나, 실제 인간 집단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보존제 성분의 장기적 영향을 정밀 추적한 대규모 역학 데이터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마틸드 투비에(Mathilde Touvier) 박사와 소르본 파리 노르 대학교 아나이스 하센뵐러(Anaïs Hasenböhler) 연구원 등 공동 연구팀은 프랑스의 대규모 영양 코호트인 '뉴트리넷-산테(NutriNet-Santé)' 연구에 참여한 11만2595명의 자원봉사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기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전체 참가자의 무려 99.5%가 초기 2년 내에 최소 하나 이상의 보존제를 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 보존제의 기능적 특성에 따라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뚜렷하게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미생물이나 곰팡이 증식을 억제하는 '비항산화(Non-antioxidant)' 보존제를 가장 많이 섭취한 상위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에 비해 고혈압 발생 위험이 29% 높았으며, 심근경색·뇌졸중·협심증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 역시 16% 더 높았다.
아울러 식품의 갈변과 산패를 막는 '항산화(Antioxidant)' 보존제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 또한 고혈압 발병 위험이 22% 상승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연구팀은 흔히 소비되는 17가지 주요 보존제 성분을 개별 분석한 결과, 이 중 8가지 특정 성분이 고혈압 발병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냈다.
고혈압 위험을 높이는 성분은 소르빈산칼륨(E202), 메타중아황산칼륨(E224), 아질산나트륨(E250), 아스코르브산(E300), 아스코르브산나트륨(E301), 에리토브산나트륨(E316), 시트르산(E330), 로즈마리 추출물(E392)이다.
특히 비타민 C로도 잘 알려진 아스코르브산(E300)의 경우, 고혈압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 직접적으로 높이는 독립 인자로 확인됐다.
학계 연구들에 따르면 이러한 보존제 성분들은 체내에서 과도한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를 유발하거나 췌장의 정상적인 인슐린 분비 기능에 대사적 교란을 일으켜 혈압을 높이고 혈관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흔하게 쓰이는 다수의 식품 보존제 성분이 장기적으로 고혈압과 심혈관 대사 질환을 유도하는 유의미한 유해 인자이며, 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을 제한하고 첨가물 규제 기준을 재정립하는 것이 공중 보건 차원에서 심장 건강을 지키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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