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정부 노동개혁 기조와 엇박자…‘공짜노동·직원 감시’ 비판

박성하 기자

applek99@mdtoday.co.kr | 2025-12-18 08:45:16

▲ LIG넥스원 사옥 (사진=LIG넥스원)

 

[mdtoday=박성하 기자] 국내 방산 대표기업 LIG넥스원이 정부의 노동개혁 정책 기조에 정면으로 역행하며 '공짜노동 구조와 직원 감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화섬식품노조 LIG넥스원지회는 17일 예정된 16차 본교섭을 앞두고, 사측이 포괄임금제 폐지 흐름을 거스른 채 ‘PC기반 출퇴근 기록 시스템’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노조는 “정부가 포괄임금 금지·퇴근 후 연락 금지를 추진하는데 LIG넥스원은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6년 업무보고’에 따르면, 정부는 공짜 노동 근절을 위해 ▲포괄임금제 금지 ▲노동시간 객관적 측정·기록 의무화 ▲퇴근 후 연결되지 않을 권리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현재까지도 사무·연구직 노동자들에게 24시간 포괄임금제(고정OT)를 유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회사가 이미 2022년 12월,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포괄임금·고정OT 오남용 기획 특별근로감독’ 대상 사업장으로 선정돼 8개 위반사항 적발, 약 2000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미지급 연장근로수당(OT비)을 지급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노조는 “당시 ‘임금 체불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썼음에도 불과 몇 년 만에 포괄임금제의 본질은 유지한 채 관리·감시 수단만 강화하는 새로운 ‘꼼수 제도’를 다시 꺼내 들고 있다”며 “과거 특별근로감독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동종업계는 이미 변화에 나선 것도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20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포괄임금제를 완전 폐지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2028년 완전 폐지를 목표로 단계적 축소를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PC 기반 출퇴근이 아닌, 건물 출입 시 사원증 태깅 기록으로 노동시간을 관리하고 있다.

반면, LIG넥스원은 24시간 고정OT를 사실상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는 이를 두고 “동종업계 중 가장 늦고, 가장 기형적인 제도 설계”라고 비판하면서, “최근 방산 호황으로 직원 수가 많이 늘어 5000명을 넘었는데, 인재를 더 확보해야 할 시점에 임금과 근무 제도가 경쟁사보다 불리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또한 사측이 추진 중인 PC기반 출퇴근 기록이 노동시간 관리가 아닌 통제를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LIG넥스원은 이미 2024년 4월, PC 사용 여부로 근무를 판단하는 이른바 ‘자리이석 관리제도’를 도입하려다 직원들의 거센 반발로 사실상 철회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보안 사업장 특성상 건물 출입 시 사원증 태깅으로 출퇴근 시간이 이미 기록되고, 개인 휴대폰에는 MDM(보안 앱)이 의무 설치돼 퇴근 전까지 카메라 기능조차 제한된다”며 “이처럼 업무 환경이 이미 100% 통제된 상황에서 PC 앞에 앉아 있는 시간만 노동시간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은 회의·외근·업무 구상 시간 등을 배제해 임금을 깎으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지난해 큰 논란을 불러온 자리이석제를 이름만 바꿔 재도입하려는 시도이자, 노동자를 ‘디지털 감옥’에 가두려는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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