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혈관 약하게 만들어 심혈관 질환 위험 2배 이상 높여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eccthomas@mdtoday.co.kr | 2026-05-22 08:58:17

▲ 지방간 환자는 혈관 내벽에 파열되기 쉬운 비석회화 플라크가 더 많이 생기며,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2배 가까이 급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DB)

 

[mdtoday =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지방간 환자는 혈관 내벽에 파열되기 쉬운 비석회화 플라크가 더 많이 생기며,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2배 가까이 급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간지방증과 관상동맥 플라크 부피 및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가 '임상 위장관학 및 간장학 저널(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실렸다.

흔히 지방간으로 알려진 간지방증(hepatic steatosis)은 성인 인구의 상당수가 앓고 있는 대사 질환이다.

그동안 지방간이 전신 염증과 대사 이상을 유발해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정황은 있었으나, 심장 혈관 내 플라크의 형태적 특성과 실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 사이의 구체적인 연결고리를 대규모 영상 데이터를 통해 입증한 근거는 부족했다.

특히 단단하게 굳은 석회화 플라크와 달리, 부드러운 형태의 비석회화 플라크는 쉽게 파열돼 혈전을 유발하기 때문에 심근경색 등의 치명적인 원인이 된다.

미국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 심장혈관연구소 연구팀은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다기관 임상시험인 'PROMISE 연구' 데이터 중 3637명의 기록을 추적 분석했다.

연구팀은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ardiology CT) 영상을 활용해 관상동맥 플라크의 부피와 구성 성분을 측정하는 동시에, CT 촬영 범위에 포함된 간 조직을 통해 간지방증 여부를 정밀 감별했다. 전체 참가자 중 약 25% 이상이 간지방증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 간지방증이 있는 환자군은 지방간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관상동맥 내 비석회화 플라크의 부피가 24% 더 많았으며, 전체 플라크 및 비석회화 플라크 부담(Burden) 역시 1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혈관 내 취약성은 실제 심혈관 사고로 이어졌다.

평균 25개월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사망, 심근경색,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등을 포함한 '주요 유해 심혈관 사건(MACE)'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간지방증 환자군이 4.1%로 대조군(2.5%)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

고혈압, 당뇨병 등 전통적인 심혈관 위험 인자들을 보정한 후에도 간지방증 환자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69%나 더 높게 유지됐다.

연구팀은 대기 오염이나 대사성 요인처럼 비석회화 플라크의 누적이 간지방증 환자의 심혈관 위험을 높이는 데 약 11%의 직접적인 매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연구진은 향후 연구를 통해 고강도 스타틴 처방이나 GLP-1 약제 등의 약물 치료가 간지방증 환자의 비석회화 플라크 부담을 직접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지 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간지방증이 파열 위험이 높은 비석회화 관상동맥 플라크 형성을 촉진하는 독립적인 위험 인자이며, 심장 CT를 통한 간과 혈관의 동시 모니터링이 심혈관 질환의 조기 진단과 예방 관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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