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우려에도 대체제 없는 이산화티타늄…무방비 노출 환자들 괜찮나
EU, 지난해 식품 첨가물 용도 사용 금지…의약품까지 확대 가능성↑
발암 위험 우려에도 대체제는 현재까지 없어…국내 상황은?
김동주
ed30109@mdtoday.co.kr | 2023-05-17 08:02:33
[mdtoday=김동주 기자] 발암 위험 우려로 인해 식품첨가물로 사용 금지된 ‘이산화티타늄(산화티탄)’의 제한 범위가 의약품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최근 발간한 ‘이산화티타늄(TiO2) 사용 금지에 대한 EU 최근동향’ 보고서를 통해 유럽연합(EU)의 이산화티타늄 사용 금지가 의약품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의약품 부형제 전문 행사인 Excipient World 컨퍼런스에서 전문가 패널들은 유럽에서 식품 첨가물에 사용이 금지된 이산화티타늄이 케미칼의약품에 대한 사용 금지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산화티타늄은 당과류, 제과류 등의 식품을 보다 하얗게 만들거나 광채를 주기 위해 사용되는 식품첨가물로, 나노입자를 함유하고 있어 신체 장기에 쉽게 흡수된다.
보통 생물학적으로 반응을 하지 않아 환경 및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졌으나 이산화티타늄의 가루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가 흡입시 발암 가능성이 있는 2군 발암물질B로 분류했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지난 2022년 1월 이산화티타늄을 식품 첨가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으며 지난해 2월7일부터 8월7일까지 6개월의 전환기간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전면적으로 사용 금지를 시행 중이다.
문제는 이산화티타늄이 의약품 제조과정에서도 사용된다는 것이다. 연질캡슐과 정제를 코팅하는 과정에서 색을 더욱 선명하게 해주며 착색료 등으로 쓰인다. 또한 이산화티타늄은 필름 코팅 정제, 펠릿 및 캡슐 껍질과 같은 케미칼의약품의 부형제로도 사용되고 있다.
정제에 얇고 깨지기 쉬운 외부 층을 만들어 유통기한 동안 제품의 안전, 효능 및 품질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며 불투명화제로도 작용해 가시광선에 노출될 때 다른 UV 민감 성분이 분해되지 않도록 보호하여 감광성 제제의 안정제 역할도 수행한다.
이에 유럽에서만 9만1000개 이상의 의약품(당뇨병치료제, 항생제 등)에 이산화티타늄이 사용되고 있으나 동일하고 고유한 속성으로 이산화티타늄을 즉시 대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아직까지 대체품은 이산화티타늄으로 제조된 것 보다 약이 훨씬 두껍고 품질, 안전성 및 효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충분히 검증 및 분석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
이에 현재 유럽의약품청(EMA)은 의약품에서 이산화티타늄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오는 2024년 4월1일까지 유럽집행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EU는 의약품 첨가제로서 이산화티타늄 사용의 제한 여부를 오는 2025년 4월까지 결정할 계획이다.
또한 애브비 등 일부 대형 제약사는 이산화티타늄의 케미칼의약품 사용 금지에 대한 검토가 현실이 될 경우를 대비해 이산화티타늄의 대안을 테스트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가능한 대안은 탄산염(Carbonates), 인산염(Phosphates), 전분(Starches), 활석(Talc) 등이다.
국내에서 이산화티타늄을 첨가제로 사용한 의약품은 7600여개에 달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의약품 첨가제로서 이산화티타늄을 포함하고 있는 제품은 전체 허가 완제의약품 중 약 41%이며 경구용 제품 중 약 6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아직 이산화티타늄의 인체 발암 위험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우리나라는 현황 조사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대체물질이 없는 가운데 이산화티타늄이 식품은 물론 의약품 등에도 사용되고 있어 발암 위험성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까지 개발된 대체재가 없는 만큼 이산화티타늄의 사용 제한 여부 결정을 위해서는 물질의 안전성, 의약품 접근성 등 다양한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내외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거쳐 대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쪽에서 의약품에 대한 이산화티타늄 사용이 결정된다면 국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수도 있겠다”면서도 “다만 대체재가 없기 때문에 식약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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