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무조건 왕(?)"…서비스 노동자 건강 '빨간불'
우울증 등 정신적 스트레스…'의자 캠페인'은 어디로?
이슬기
s-report@mdtoday.co.kr | 2011-10-10 18:47:00
하루에 한번 정도는 들르게 되는 편의점, 커피전문점부터 대형유통마트 등 우리는 일상생활의 곳곳에서 서비스 노동자를 만날 수 있다.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서비스 산업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고 24시간, 연중무휴 등 서비스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해지고 있다.
‘고객은 왕이다’라는 기업의 판매경영의 미명 아래 장시간 심야노동 속 하층 노동자로 취급되는 여성노동자. 하루종일 서서 웃는얼굴로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이들의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사랑합니다 고객님” 속 우울증 시달리는 노동자들
1차적인 수요자와 마주해야 하는 서비스 노동자들은 배우가 연기를 하듯 타인의 감정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수행하고 있어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각하다.
이를 감정노동이라고 하는데 감정노동이란 배우가 연기를 하듯 타인의 감정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노동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의 69%에 달하는 노동자가 바로 이 서비스 노동자다. 지난 30년동안 서비스 산업의 취업자 숫자는 세배정도 증가했으며 전체 취업자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9%나 된다.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서비스연맹)의 ‘민간 서비스 노동자 삶의 질 연구’를 위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비스직 종사자 3096명을 대상으로 감정노동 후유증을 조사한 결과 26.6%의 사람들이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등도 혹은 고도 우울증 증세를 띄고 있었다.
또한 한달 평균 일하면서 겪었던 인격무시경험자는 40%였으며 폭언 경험자는 약 30%였다.하지만 ‘고객을 상대하는 업무 수행시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는 응답이 80%에 달해 감정노동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것.
원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임상혁 소장은 “1차적인 수요자와 직접 마주하는 감정노동자들의 경우 스트레스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될 뿐 아니라 우울증, 탈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스트레스로 인해 여성노동자들의 평균 근속기간도 굉장히 짧다”고 말했다.
이어 임 소장은 “이 처럼 근속기간이 짧은 이유는 회사의 배려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만큼 회사측에서의 감정노동자들의 배려 또한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 ‘의자놓기 캠페인’은 허공속으로(?)
지난 2008년 의자캠페인이 실시돼 많은 언론보도 속에 시민들의 의식이 일정제도 개선되는 성과를 이뤘음에도 여전히 미흡하다는 현실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대형 할인점 440여개에 근로자 38만4000여명중 20만4000여명이 서서 일하는 노동자로 추정된다.
이들 중 78%의 여성노동자가 9시간 이상 서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국가인권위원회는 서서 일하는 노동자의 경우 하지정맥류,무릎 및 관절질환, 요통,디스크,근육통 등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조사한 바 있다.
이러한 서서일하는 노동자가 하지정맥류 발병 위험은 8배이상 달하지만 정작 의자에 앉는 노동자는 찾아볼 수 없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 80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지속적으로 서서 일하는 근로자가 작업 중 때때로 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해당 근로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의자를 갖춰둬야 한다라고 명시돼있다.
외국의 경우 유통서비스 노동자 중 90%가 앉아서 일하고 있다.영국은 산업안전보건법에 근로자들이 앉을수 있는 적합한 의자제공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슈퍼마켓 근로자의 위험성평가가이드라인에 의자비치관련 내용이 평가항목에 포함돼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소매식품법 근로자에 대한 인간공학 가이드라인에서 발 받침대 또는 지지대, 피로방지매트 등을 권고 하고 있으며 일본도 노동안전위생규칙에 한국과 동일하게 의자제공의 의무가 규정돼있다.
서비스연맹 관계자는 “고용부도 지난 2008년 서서 일하는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 대책 사업주 간담회를 실시하는 등 반짝 대응을 하기도 했으나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실질적인 관리감독이 되고 있지 않다”며"매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의자를 제공 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고발하는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여성환경연대 고금숙 팀장은 “장시간 노동과 심야에 일하는 여성노동자의 경우 24시간 생체주기 파괴로인해 월경주기 또한 파괴됨으로써 자연유산이 증가하고 조산과 함께 유방암이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며 여성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고용부 서비스산재예방관리팀 관계자는 “서비스 노동자들의 감정노동으로 인해 직무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스트레스 예방 조항이 나와있지만 사업주들이 이행하지는 못한 거 같다”며 “강제조항이 아닌 권고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자놓기 캠페인 또한 흐지부지가 아닌 법적으로 의자가 놓여져 있으나 실질적으로 의자에 앉지 못하는 노동자의 경우가 많은것 같다”며 “지속적으로 의자놓기 캠페인을 지켜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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