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 안전성 논란에도 "맞다! 게보린"(?)
부작용 위험, 'IPA' 빼면 안 되나요?
김경선
holicks88@mdtoday.co.kr | 2013-05-24 17:28:44
광고를 통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맞다! 게보린"의 주인공, 게보린의 주성분인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이하 IPA)의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IPA의 위험성 확인을 위해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는 하지만 연구 결과가 3년 뒤에나 발표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IPA 복용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 'IPA' 부작용 매년 증가?
IPA를 주성분으로 하는 대표 의약품에는 삼진제약의 게보린과 바이엘코리아의 사리돈에이정이 있다. 두 제품 모두 두통, 치통, 인후통 등의 적응증을 지니고 있는 해열·진통·소염제다.
지난해 3월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이하 약물역학회)는 'IPA 제제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평가방법 토론회'를 통해 안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IPA 함유 의약품에 관한 데이터마이닝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의대 최남경 연구원이 발표한 데이터마이닝 연구결과 전체 12만건 중 IPA 함유 의약품 부작용 의심약물로부터의 부작용 사례는 202건이 보고됐으며 이 중 354건은 두드러기, 발진, 알레르기 등을 일으킨 약물유해사례로 분리됐다.
또한 혈액학적 부작용에서는 빈혈이 3건으로 2009년 1월에 게보린 복용 후 빈혈 발생과 2008년 12월 게보린과 펜잘 복용 후 빈혈 발생이 포함됐다.
이어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민주통합당)이 식약청으로부터 제출받은 'IPA 성분 의약품 부작용 현황자료'에 따르면 2009년 29건에 불과했던 IPA 제제 부작용 보고건수는 2010년 112건, 2011년 146건으로 매년 증가했고 지난해 상반기에만 75건의 부작용이 보고됐다.
이에 대해 삼진제약 관계자는 "최근 들어 게보린의 부작용 건수가 증가한 것은 아니다. 2009년 이전에는 의약품 부작용 보고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보고가 안 됐던 것이다"라며 "현재까지 보고된 부작용 중에 뚜렷한 인과관계가 밝혀진 건수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약물역학회는 IPA 환자 대조군 연구를 3년으로 계획,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얻기 위해 환자군과 대조군을 1:2의 비율로 각각 875명, 1750명으로 구성했다.
이에 따라 약물역학회는 연구 결과가 나온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논의를 통해 IPA의 유해관리 대책을 제시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연구는 3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페닐프로판올아민(PPA)에 관해 4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약물역학회 관계자는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대외비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 대체의약품 있는데… 왜 IPA를 고집할까
그동안 IPA성분 의약품들의 유해사례는 보고가 됐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게보린, 사리돈에이정이 계속해서 판매돼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유해사례가 보고된 것처럼 안전성에 대한 뚜렷한 확신이 없는 상태이자 대체의약품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IPA함유 의약품을 계속해서 공급할 필요가 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유경숙 사무국장은 "IPA의 대체 의약품이 있고 분명하게 안정성의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이라도 한시적으로 판매를 중지하는 것이 맞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IPA성분이 타 국가에서 모두 판매가 금지됐다면 오히려 우리도 판매금지 조치를 한다든지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일부 유럽 국가를 비롯해 타국에서는 IPA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또한 유해사례를 확실히 하기 위한 자체적인 연구 및 검토가 필요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 삼진제약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현재 IPA가 미국에서 시판 금지된 성분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미국에서는 타 성분이 IPA 대신 주를 이루고 있어 허가를 내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라며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현재 IPA 의약품이 판매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 'IPA' 빠진 新진통제의 탄생 "안 되나요?"
2009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IPA제제를 함유한 진통제에 대해 15세 미만 소아의 투여를 금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종근당은 '펜잘큐정'에서 IPA 대신 에텐자미드 성분을 추가하는 한편 자발적인 리콜을 실시했다.
삼진제약 또한 IPA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소염·해열·진통제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11년 IPA 성분 대신 아세트아미노펜, 제피아스코르빈산, 카페인무수물 등을 주성분으로 하는 게보린S의 시판 허가를 받은 바 있으나 아직까지 출시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건약 유경숙 사무국장은 "IPA 논란이 있다면 IPA가 함유되지 않은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IPA성분을 빼면 되는 것이다"라며 "계속해 게보린을 판매하는 것은 삼진제약의 고집이지 않냐"라고 꼬집었다.
한편 삼진제약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게보린S의 출시 계획이 없다"라며 "IPA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은 시점에서 게보린S를 출시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