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분 검출된 학용품으로 우리아이가 공부한다?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어린이 제품 안전기준 적용해야’

우푸름

pureum@mdtoday.co.kr | 2014-11-25 19:49:14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사용하는 학용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문제는 어린이 제품에 적용되는 안전 기준에 따라 생산되는 어린이용 학용품과 달리 일반 문구류에 대해서는 이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시민단체는 어린이 제품이 아닌 일반 제품도 어린이가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면 어린이 제품 생산시 적용되는 안전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학용품 절반 이상, 유해성분 재질 사용…유명업체 多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최인자 분석팀장의 조사에 따르면 5개 초등학교에서 총 276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57%(158개)가 PVC 재질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276개 제품을 측정 농도에 따라 ‘위험-주의-안전’으로 등급을 평가한 결과 31%(86개)가 ‘위험’, 29%(79개)가 ‘주의’, 40%(111개)가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카드뮴은 276개 제품 중 19%(53개)에서 108~579ppm으로 기준치를 초과했고 체육교구와 음악교구에서 카드뮴이 높은 제품이 많았으며 53개 제품 중 51개는 PVC 재질이 사용됐다.

납은 17%(48개)에서 103~13500ppm으로 기준치를 초과했는데 ▲음악교구 ▲완구류 ▲체육교구 ▲학용품 순으로 기준치를 초과한 납 제품이 많았다. 특히 미술교구 중 글루건에서는 13500ppm(1.35%)의 납이 발견돼 조사대상 중 가장 높았다.

학용품에서는 30개가 위험 제품이었고, 29개가 PVC 재질이었다. 필통이 11개, 연필 또는 사인펜 케이스가 8개로 많았으며 실내화주머니, 실내화, 가방 등이 포함됐다. 납은 15개 제품에서 기준을 초과했으며 카드뮴은 16개 제품에서 기준을 초과했다.

‘위험’ 수준에 속한 제품에는 ▲삼선슬리퍼 ▲헬로키티 향기 사인펜 케이스 ▲뽀로로 사인펜 케이스 ▲모닝글로리 실내화 주머니 ▲앵그리버드 필통 ▲동아 향기 사인펜 케이스 ▲모닝글로리 빙글빙글 색연필 케이스 등이 있었다.

‘위험’에 속하는 제품이 가장 많은 것은 음악교구였다. 특히 악기 자체의 문제보다는 악기를 보관하는 케이스에 문제가 있었다. 위험 제품 30개 중 28개가 악기 케이스로, 리코더 케이스 21개, 단소케이스 3개, 리듬악기세트 케이스와 멜로디언 케이스가 각각 2개였다. 악기 케이스는 주로 PVC 재질로 카드뮴과 납이 기준치를 초과했고 악기는 주로 페인트의 납이 문제로 발견됐다. ▲바벨 단소케이스 ▲엔젤 리코더케이스 ▲영창 리듬세트케이스 ▲삼익 단소케이스 ▲동서악기 리코더케이스 ▲야마하 리코더케이스 등이 ‘위험’ 수준에 속했다.

체육교구는 위험 제품 9개 모두 줄넘기였으며 6개는 동일한 특정 상품이었고 2개는 줄넘기 케이스가 문제였다. 제품에는 ▲김수열 줄넘기 줄과 손잡이 ▲JJR 줄넘기 케이스 등이 위험 제품이었다.

◇ 어른들도 인지 못하는 유해성분의 위험성

PVC에 들어있는 프탈레이트 성분은 지속적으로 노출 시 생식기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중금속은 ADHD 등 정신장애를 일으키고 신경관에 이상을 가져온다. 환경호르몬에 속하는 다이옥신은 1급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아이건강국민연대 김민선 사무국장은 “조사결과 가장 문제가 된 제품은 ‘악기 케이스’였는데 이는 주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유해성분이 포함된 학용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이유는 문구류 생산에 대한 특별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어린이 제품이라고 명시되어 있지 않은 일반 문구류의 경우, 어른도 사용하고 아이들도 사용할 수 있지만 어린이제품에 적용되는 안전 기준에 따라 생산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제는 어른들도 이러한 위험에 대해 인식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사무국장은 “학습물학습지원센터에서 3만원의 학습준비물 지원금이 나온다. 그런데 선생님들이 문구류를 살 때 유해성분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저가의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아이들은 더 유해성분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교에는 아이들 물건 뿐 아니라 선생님들의 물건에도 PVC 재질의 제품이 많았다고 김 사무국장은 설명했다.

그는 “유해물질이 아이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해 자세히 밝혀진 것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범위를 넓혀 자세히 연구해보면 더 심각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위험성보다도 ‘안전성’을 먼저 검토해야

김 사무국장은 “무엇보다도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 환경조례나 안전구매조례를 만들고, 제품에 대한 제대로 된 검사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제품을 하루 동안 산성분 물질에 담가놓고 유해물질의 용출량을 측정하는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용출량이 아닌 제품 속 유해물질의 함유량을 검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마트에서 시행하고 있는 리콜제도에 대해 “위험성이 인증되면 리콜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가 없을 때는 시장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사무국장은 “현재는 KC마크 인증에 대해 환경부와 기술표준원이 나눠 일을 하고 있는데 이 또한 일원화 돼야 한다. 또 어린이 제품이 아니라고 해서 그냥 방치할 것이 아니라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사용하는 제품은 어린이 제품에 적용되는 안전 기준을 따라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기술표준원은 내년 6월부터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특별법이 시행되면 만 13세 이하 어린이가 사용하거나 어린이를 위해 사용되는 모든 제품은 안전관리 대상이 되며 앞으로는 새로 출시하는 모든 어린이제품은 최소한의 안전기준을 충족해야만 유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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