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없어도 ‘성’은 살아있다
자궁, 여성호르몬과는 관계 없어
조고은
eunisea@mdtoday.co.kr | 2007-03-28 20:41:08
51세 주부 진선미(가명)씨는 얼마 전 병원에서 자궁에 혹이 생겨 자궁을 적출해야 할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의사의 권고를 따르고 싶었지만 아직 폐경이 오지 않은데다가 자궁이 없으면 성생활이 힘들어질 것 같고 여성이라는 존재에 위기감까지 느껴져 현재 고민 중이다.
자궁과 난소 등의 생식기는 여성만의 신체 기관이다. 무엇보다 자궁은 아이를 기르는 공간임과 동시에 여성들에게는 여성만의 고유기관이라는 인식에 많은 사람들이 자궁이 없으면 마치 여성성을 잃는 것처럼 생각한다.
특히 자궁 적출을 하면 생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의 성적 기능을 모두 잃어버리게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 부정자궁출혈, 자궁암 또는 자궁탈출증 등 여러 부인과 질환이 자궁적출술을 필요로 함에도 막연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미루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오해.
자궁은 단지 ‘아기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욱 옳을 듯하다. 정작 여성성을 부여하는 여성 호르몬과 관계된 기관은 자궁이 아닌 난소이기 때문이다.
자궁을 적출하면 수술로 인해 당기는 느낌이 들 수 있으며 만약 질이 약해 탈출증이 우려될 경우에는 이를 묶어주기도 하므로 이로 인해 약간의 허리 통증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궁적출술만으로는 단지 아기집이 없기 때문에 임신을 하지 못할 뿐 여성의 성적 기능과 여성만의 특성은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무엇보다 난소의 기능이 살아있기 때문에 자신이 임신을 하지 못할 뿐 대리모를 통해 자신의 아이를 가지는 것은 가능하다.
더불어 폐경기의 나이가 아니라면 생리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자궁적출술로 인해 폐경기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으며 질과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수술 이후 성관계가 힘들어지거나 하는 일이 있다면 수술이 원인이라기보다 정신적인 위축감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자궁적출술과 성기능장애, 우울증에 관한 연구는 오래전부터 여러 방면으로 진행되어 왔다.
가천의대길병원 여성전문센터 윤성준 교수는 “자궁적출 시 질의 길이가 짧아지므로 성교통을 일으키고 수술 시 자궁경부의 신경이 제거되므로 극치기가 상실되며 일찍 폐경을 일으켜 성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즉 환자들의 개별적인 환경이나 수술 이전의 부부관계가 중요한 것이지 자궁적출술 자체가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물리적인 요인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 자궁적출술을 시술할 때 개복 수술보다 내시경 수술이 권장되고 있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김태진 교수는 “내시경 수술이 개복 수술보다 거의 모든 면에서 나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시경 수술은 흉터도 거의 없고 회복 속도도 개복 수술에 비해 두 배 이상 빠를 뿐 아니라 흉터도 적다”고 말한다.
윤성준 교수도 “개복수술을 한 경우보다 내시경 수술을 한 경우에서 성기능이나 우울증에 좋은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며 “아직은 대규모의 연구 결과가 없어 그 효과를 단정할 수 없는 상태지만 자궁적출술을 앞둔 여성들에게는 일단 이전보다 신체적인 후유증이 적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결 긍정적인 소식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덧붙인다.
그렇지만 내시경 수술이 누구나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만약 한 번도 수술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유착이 거의 없어 가능하지만 간혹 복강내 결핵을 앓은 사람은 내시경 수술이 힘들다.
또한 내시경 수술은 눈으로 보지 않고 TV 화면으로 보기 때문에 되도록 충분히 기술이 습득된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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