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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헬스장ㆍ택시 2인 탑승” 현실성 없는 세부지침…4단계 수칙 ‘혼선’

보건ㆍ복지 / 이재혁 / 2021-07-14 07:11:15
12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음악·러닝머신 속도 제한 등 현실성 떨어져”
정부가 마련한 거리두기 개편안의 일부 지침들이 개인의 행동을 규제하기 위해 지나치게 세분화돼있어 현실성 떨어지며 현장에서 혼선을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 제기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수도권 4단계는 12일 0시부터 오는 25일 밤 12시까지 2주간 시행된다.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지키지 않으면 개인은 최대 10만원, 방역수칙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거나 다수 위반 사례가 발생한 사업장은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세부지침을 살펴보면 그룹댄스·스피닝·에어로빅 등 G.X류 운동을 할 때 음악속도는 100~120bpm으로 유지해야한다. 이 규정에 따르면 110bpm인 방탄소년단의 ‘버터’는 틀 수 있지만 130bpm인 싸이의 ‘챔피언’, 138bpm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등은 재생할 수 없다.

또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의 속도는 시속 6km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운동 중 숨이 가빠지고 비말과 땀이 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지만 현장에서는 bpm을 일일이 따지기도 어려우며 단속 측면에서도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외에도 택시 탑승의 경우 사적모임 대상에 포함돼 오후 6시를 넘겨 사적모임 목적을 위한 3명 이상 탑승이 금지된다. 출퇴근 시간대에 혼잡도가 상승하는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는 별다른 규제 없이 택시만 규제해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특히 서울시의 대중교통 감축운행과 맞물려 불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러한 4단계 수칙에 대해 김재섭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웨이트 트레이닝의 호흡량이 결코 유산소운동보다 작지 않다”며 “방역이 목적이라면 왜 유산소 운동만 제한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매일 헬스장에서 1시간 이상 운동하는 나 같은 사람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호흡이 가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같은 논리면 무게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호흡량에 영향을 주는 건 음악 속도가 아니라 자세에 따른 운동 난이도라고 설명하며 “코로나를 하루 빨리 극복해야 하고 온 국민이 힘 합쳐야 하지만 이런 식의 탁상공론은 실효성도 없이 정부의 방역방침에 대한 국민의 신뢰만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역당국은 실내 체육시설의 음악‧러닝머신 속도 규제에 대해 “관련 협단체와 협의하며 만들어진 수칙”이라는 설명이다.

12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생업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를 최소화 시키는 걸로 방역수칙을 강화하면서, 개인 영역에서 방역수칙도 강화하는 게 기본방향이다”면서 “그런점에서 실내체육시설의 집합금지보다 방역 위험이 큰 활동 규제하는 쪽으로 관련 협단체와 수칙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택시에 3인 이상 탑승한다 해서 무조건 수칙 위반은 아님을 밝혔다. 손 반장은 “퇴근하는 3명의 동료가 ‘1명씩 내리겠다’고 하면 그건 모임 자체가 아니다”고 전했다.

귀가길에 함께 가는 것, 사적 모임 목적으로 음식점에 가는 것, 동호회 활동을 위해 공동 목적으로 탑승하는 것 등이 사적 모임 위반에 해당하며 상황 자체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택시 기사가 승객에게 일일이 탑승목적을 확인하기도 어려워 여전히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당국의 계획대로 4단계 수칙이 시행되자 자영업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긴급회의 열고 자영업자만을 희생시키는 방역조치에 불복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14일 기자회견 및 1인 차량시위를 예고했다.

비대위는 입장문을 통해 ▲백화점·대형마트·직장 및 대중교통에 비해 불평등한 확진자 중심의 방역수칙 기준을 입원환자나 사망률을 적용한 치명율 중심으로 변경할 것 ▲신속한 손실보상심의위원회의 구성 ▲고용환경 개선과 상생을 위한 최저임금의 동결 및 인하 등을 요구했다.

전국자영업자비대위 김종민 대변인은 “지난 2년간의 확진자 대유행은 종교단체, 집회 및 시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의한 감염확산이었고 늘 자영업자에게 집합금지와 영업제한으로 희생을 강요해 왔다”며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식의 방역수칙은 상생이 가능하도록 폐지하고 자율과 책임중심으로 변경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바뀐 방역 환경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왔다.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13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치명률을 계산해 보면 0.3% 정도로 우리가 알던 과거의 코로나 치명률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백신 접종으로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이 이뤄지면서 치명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치명률과 중증 환자의 숫자에 맞게 방역을 해야 된다”고 강조하며 “지금처럼 확진자 숫자를 기준으로 방역을 하면 올가을이 돼도 올 연말이 돼도 지금과 같은 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해야 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점진적으로 현재 방역시스템을 코로나와 공존하는 시스템, 싱가포르 모델에 가까이 가는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바꿔나가는 게 더 바람직한 방식이다”라고 제안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싱가포르는 더 이상 확진자 수를 집계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나 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하지 않는다. 대신 중증 환자의 치료에 집중하면서 사망률, 즉 치명률을 낮추는 데 집중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동시에 개인의 방역수칙을 지키는 원칙은 그대로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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