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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촛불 폭력진압, 정신과 의사 "엇나간 지배욕구"

유통 / 석유선 / 2008-07-01 22:52:11
계속되는 강경진압 사제단 '비폭력' 천명…이성적 대화만이 해법 광우병 쇠고기 문제로 촛불집회가 연일 개최되면서 경찰의 진압 수위가 폭력적으로 물들자, 급기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30일 시국미사를 개최하면서 '비폭력'을 천명했다.

국민들은 더이상의 폭력은 없어야 된다는 사제단의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된다는 목소리지만, 정부는 '불법집회는 법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정신과 전문의들은 "엇나간 지배욕구의 발현"이라며 "결국은 국민과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시국의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의 이성적 태도를 주문했다.

◇폭력의 악순환, 사제단이 끊을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재협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촛불집회로 승화된 지 두달이 넘었다. 국민들은 '평화적' 시위의 대명사인 '촛불집회'를 통해 정부에 국민들의 요구를 전달하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폭력으로 얼룩진 집회가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 28~29일에는 6.10항쟁을 기념해 열린 최대규모의 촛불집회 이후 가장 과격한 집회로 기록되면서 결국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으로 하여금 30일 '시국미사'를 통해 '비폭력'을 천명케 했다.

사제단은 이날 미사를 통해 "촛불은 평화의 상징이며 기도의 무기이며 비폭력의 꽃"이라며 "비폭력 정신에 철저해야만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사제단은 "우리 사제들은 청정한 수도자들과 전국의 모든 교우들과 함께 무장경찰들의 폭력에 숭고한 촛불의 뜻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고자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각료, 한나라당의 교만과 무지를 탄식하며 교회의 이름으로 엄중하게 꾸짖는다"고 정부를 지탄했다.

이처럼 사제단이 '비폭력'을 강조하고 나온 데는 정부의 폭력진압의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사제단의 비폭력 요구에 광우병대책회의도 촛불집회가 비폭력 저항을 나타내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1일 기자회견에서 대책회의는 "촛불집회가 종전처럼 비폭력 저항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똑같다"며 "촛불과 경찰 사이에 인간 방벽을 칠 계획"이라며 비폭력 기조를 분명히 했다.

◇정부, "시위 빨리 끝내려 강경대응"

이처럼 사제단과 집회를 주관하는 광우병대책회의가 연일 '비폭력'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평화집회는 유연하게 대처하되 폭력시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기본원칙은 변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1일 서울중앙지검 측은 "최근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 선회는 시위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끝내기 위한 의지"라며 "정부로서는 미국과 추가협의를 하는 등 할만큼 했다"는 입장을 전한 상태다.

임채진 검찰총장도 지난 30일 전국 부장검사회의를 소집해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된 촛불집회가 2개월이 지나면서 폭력시위로 변질됐다"고 언급, 과격시위를 주도한 세력과 전문시위꾼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물을 것이란 입장이다.

특히 임 총장은 "불법과 폭력으로 얼룩진 촛불집회 사태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강경대응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역시 "시위대가 평화·준법 시위를 하면 강경진압도 없다"는 원칙론을 내세우며 "시민들과 충돌을 피하려 하지만 시위대가 이를 무너뜨리려고 하면 경찰도 할 수 없다"며 맞불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야권의 공세가 특히 거세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경찰의 과잉·폭력 진압이 1987년 6월 항쟁 이전을 방불케 한다"며 "유신독재시절을 연상시킨다"고 우려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정국을 공권력으로 풀려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며 "구태여 겁주고 과장되게 표현하는 방식은 정말 지혜롭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도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민과 전쟁을 선포하는 경찰은 정치적 중립성까지도 포기, 민주주의 역사를 80년대로 되돌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폭력 강경진압, "엇나간 지배욕구 발현"

이처럼 폭력과 비폭력의 목소리가 엇박자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강경진압을 멈추지 않는 것에 대해 정신과적으로 봤을 때 "엇나간 지배욕구의 발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손석한 정신과 전문의는 1일 "권력이 대중을 규제하려 할때 상대방이 이를 거부하거나 위협을 하려 할 수록, 폭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정부 수뇌부의 심리적 상태를 예단할 수 없지만 최근 폭력진압의 모습은 이를 반증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손 전문의는 "일반인도 그렇지만 특히 통치권자는 대중에 대한 지배욕구가 크고 우위에 설려고 하는 마음이 많다"며 "지금은 여러가지 복합요인이 있지만, 현재의 폭력진압 수위는 엇나간 지배욕구의 발현"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손 전문의는 "집회가 폭력으로 변질된 데는 정부뿐만 아니라 시위대의 비이성적인 행태는 현재 고유가와 경제적 문제 등 쇠고기 문제를 벗어난 광범위한 논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도 있다"며 "특히 사회정신의학적 관점에서 최근의 폭력양상은 집단적일 뿐 아니라 개개인의 억압된 부분이 표출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현재 폭력 대 비폭력으로 나타나는 문제는 결국 공격성이 발현돼 이기고 지고의 문제로 귀결된 탓"이라며 "이제는 하나의 테이블에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논의해 해결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한편 종교·교육·여성계 등 각계 사회인사 32명은 1일 서울 정동 세실 레스토랑에서 시국기자회견을 열고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앞으로도 비폭력, 평화의 정신을 더욱 굳건히 지켜나가야 한다"며 "5일 예정된 대규모 촛불집회를 평화적인 '국민 승리를 선포하는 대축제'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메디컬투데이 석유선 (sukiz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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