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 맥주' 대한제분 갑질 논란...세븐브로이 파산 위기 직면
유정민 기자
hera20214@mdtoday.co.kr | 2025-05-23 09:17:56
[mdtoday=유정민 기자] '곰표 밀맥주'를 둘러싼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맥주 간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븐브로이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대한제분이 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 이어, 세븐브로이의 영업비밀을 탈취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븐브로이의 매출은 2021년 403억원에서 2024년 85억원으로 79% 급감했다. 영업이익 또한 2021년 119억원에서 2023년 62억원 적자로 돌아선 뒤, 2024년에는 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경영난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브로이의 경영 악화는 대한제분과의 상표권 계약 종료와 맞물려 더욱 두드러졌다.
2020년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는 협력해 '곰표 밀맥주'를 출시, 약 6000만 캔이 판매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23년 3월, 상표권 사용 계약이 만료되면서 양사 간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대한제분은 계약 종료 후 '곰표 밀맥주' 제조사를 세븐브로이에서 제주맥주로 변경했다.
이에 세븐브로이는 '곰표 밀맥주 시즌2' 제품의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세븐브로이 측은 대한제분이 자사의 기술을 경쟁사에 유출하는 등 사업 활동을 방해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이 2022년 4월, '곰표 밀맥주'의 해외 수출을 직접 진행하겠다고 통보한 후, 수출 관련 사업을 이관받고 수출 노하우와 거래처 정보 등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대한제분은 주류 해외 수출 경험이 전무했으며, 관련 면허조차 보유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한제분 측은 '곰표 밀맥주 시즌2'는 제주맥주가 경쟁 입찰 당시 제출한 샘플을 기반으로 개발한 독자적인 레시피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가 제기한 가처분 소송 첫 심리기일인 2023년 6월 21일에 '곰표 맥주 시즌2'를 출시했다.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의 분쟁은 작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으로 다뤄졌다.
서왕진 의원은 대한제분이 세븐브로이의 계약 기간 중 생산한 1500톤 분량의 맥주를 폐기하게 하고, 출고가 기준 50억원에 달하는 피해액에 대한 보상으로 1억원만을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송인석 대한제분 대표는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하며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7개월간 국회의 중재로 협상을 진행했으나, 공인회계사의 회계 검증 결과 68억원의 손해액이 확정되자 대한제분이 배상을 거부하고 협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곰표맥주 계약 종료 이후 매출의 97%를 차지하던 주력 제품을 잃은 데다, 2년 넘는 분쟁과 재고 손실까지 겹쳐 사실상 파산 위기 상황"이라며 "경영이 전반적으로 최악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한제분이 곰표맥주 시즌2를 제주맥주와 함께 출시했는데, 성분과 함량이 사실상 동일하며, 일부 요소만 유사한 수준임에도 '새로운 맥주'라고 보도자료를 배포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재판이 아닌 사정기관에 고소 및 신고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와 상반된 입장을 표명했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영업비밀 탈취 의혹의 기초사실이 되는 세븐브로이의 맥주 제조 레시피를 제공 받은 사실 자체가 없고 계약 유지 기간 중은 물론 현재까지도 (세븐브로이) 맥주 제조 레시피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사가 체결한 상표 계약의 라이선스 범위는 국내 오프라인 및 온라인 유통채널에 한정돼 있었으므로 애초에 해외수출업은 세븐브로이의 권한에 속하지 않는 업무”라고 설명하고 “다만 양사 협의 하에 대한제분이 수출면허를 취득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세븐브로이가 수출을 맡기로 정했던 것이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폐기했다는 저장주는 ‘곰표맥주’로 포장하기 전의 원제품으로 다른 상표로도 포장·판매가 가능하다”면서 “실제로 라이선스 계약 종료 후 ‘대표밀맥주’를 출시해 판매를 계속했기에 저장주 폐기는 판매 저조 또는 판매량 예측 실패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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