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휴일 응급실 맡길 의사 없어서”…‘아르바이트 의사’ 불법 고용한 병원장, 3억 환수·업무정지
김미경 기자
sallykim0113@mdtoday.co.kr | 2026-05-12 08:31:57
[mdtoday = 김미경 기자] 야간·휴일 응급실 운영 과정에서 이른바 ‘아르바이트 의사’를 불법으로 고용한 지방병원장이 업무정지와 수억원대 부당이득금 환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대구 소재 A병원장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 및 부당금액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A병원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9년 A병원 전직 사무국장이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를 하면서 불거졌다. 신고 내용에는 A병원이 야간 및 공휴일 응급실 운영 과정에서 공중보건의사와 병역판정검사전담의사, 다른 요양기관 개설자, 전공의 등을 불법으로 고용해 진료하게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 현지확인과 보건복지부 현지조사 결과, 외부 인력이 실제 응급 진료를 했음에도 병원장과 병원 소속 의사 명의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부당청구 규모는 요양급여비용 약 2억9022만원과 원외처방 약제비 62만원 등 총 3억원대였다. 이에 복지부는 업무정지 60일 처분을 내렸고, 건보공단은 부당이득금 환수 처분을 결정했다.
A병원장 측은 재판에서 외부 인력이 야간·휴일 응급실 진료를 맡은 사례는 일부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병원장과 진료과장이 교대로 당직 근무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사회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년 넘게 병원을 운영해왔고, 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도 받은 만큼 이번 처분은 재량권 일탈 및 남용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중보건의사와 전공의는 관련 법령상 다른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거나 겸직할 수 없다”며 “실제 진료하지 않은 병원장 명의로 진료기록을 작성해 급여비용을 청구한 행위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속임수 또는 부당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전 사무국장이 제출한 응급실 당직표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해당 자료에 당직 의사 이름과 대직 여부, 연락처, 진료기록부 작성 관련 특이사항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며 신빙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관련해서도 “행정재판은 형사재판 결과에 반드시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의료법 위반 여부와 별개로 부당한 방법에 의한 요양급여 청구가 인정된다면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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