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공 방역용 소독제, 안전성 검증 시 ‘흡입독성시험’ 면제
일부 방역 소독 물질, 폐 질환 유발 우려
이주환 의원 “환경부, 호흡독성자료 없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해”
환경부 “안전성 입증돼 직접적 시험자료 제출 면제”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 2023-02-14 07:56:52
[mdtoday=이재혁 기자]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초반부터 현재까지 다중이용시설에서 공공 방역에 사용된 염소 화합물, 알코올, 4급 암모늄 화합물, 과산화물, 페놀류 화합물 등 5대방역 소독 물질 가운데 호흡기 관련 독성시험을 거친 제품이 단 한 개도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제출받은 ‘5대 방역 소독 물질을 이용한 제품의 안전성 시험 심사자료’에 따르면 안전성 시험 항목 가운데 호흡 독성 시험 자료는 모두 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염소 화합물과 4급 암모늄 화합물 등이 함유된 방역소독제가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문가 우려와 지적은 지속돼왔다.
특히 4급 암모늄 화합물계(Quaternary ammonium compounds) 소독약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주요 성분으로 폐에 직접 노출되면 2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는 독성 물질이라는 것이다.
경희대 박은정 교수 연구팀은 4급 암모늄화합물계 계열 살균·소독제의 대표적 물질인 염화벤잘코늄의 호흡기 독성을 연구한 결과 반복적으로 위험 물질에 노출 시 폐 염증과 폐 조직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지난 2019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환경부로 이관된 ‘약사법’에 따라 과거 식약처가 허가한 의약외품 중 감염병 예방용 살균·소독제에 해당되므로 안전성 시험 제출 자료를 동일하게 적용해 왔다.
그런데 문제는 환경부가 호흡 독성 자료 자체가 없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지적이다. 과학원은 호흡기 독성 자료가 있느냐는 의원실의 질의에 최초 ‘있다’라고 답했다가 이후 ‘약사법이 이관돼 자료가 식약처에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작 식약처는 당시 관리하고 있는 범위인 수처리, 동물방역, 식품 위생 방역, 의료기기 등 기준에 따라 호흡기 독성시험 자료를 면제하고 있었고, 환경부 역시 이관된 약사법에 따라 호흡기 독성시험을 면제해왔기 때문에 자료는 전무했다는 것.
이 의원은 “환경부는 시험 자료 기준이 동일하고 이관된 약사법에 따라 호흡기 독성시험 자료 역시 면제할 수 있다며 실내 방역 기준에 따라 용법·용량 등 지침만 준수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부 소관 법인 ‘화학물질 안전법’에는 소독방역제 승인 기준에 흡입독성 등 안전성 자료를 평가하게 돼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실내·공공 방역이 호흡기로부터 안전한지 제출된 시험 자료는 부재할 뿐만 아니라,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환경부와 제품 안전성을 심사하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정부가 졸속 행정을 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환경부의 행정 안일주의에서 비롯된 문제인 만큼 제도 개선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환경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공공 방역용 소독제의 대부분이 흡입독성 시험을 거친 제품이 없는 이유는 관련규정에 따라 WHO에서 공인했거나, OECD 2개국 이상 국가에서 이미 흡입독성 시험 등의 안전성이 입증돼 직접적 시험자료 제출이 면제된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WHO에서 공인했거나 ▲OECD 2개국 이상 국가에서 사용됨을 객관적으로 증명 가능 ▲기허가 제품과 성분함량이 동일한 제품의 경우 면제 대상이다.
환경부는 “국제적으로도 독성시험은 인체 및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도 수반하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돼 공개·공인된 안전성에 대한 다른 출처나 데이터가 충분히 있는 경우 면제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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