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환자 10명 중 6명 “골수검사는 의사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

한국백혈병환우회, 골수검사 관련 설문조사 결과 공개
환자 10명 중 4명, 골수검사 실패 후 다시 받은 경험 있어

김미경 기자

sallykim0113@mdtoday.co.kr | 2024-12-17 15:40:29

▲ 골수검사 경험이 있는 백혈병 환자 10명 중 6명이 골수검사를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절대적 의료행위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DB제공)

 

[mdtoday=김미경 기자] 골수검사 경험이 있는 백혈병 환자 10명 중 6명이 골수검사를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절대적 의료행위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회원 중 골수검사 경험이 있는 백혈병·혈액암 환자 354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24일부터 31일까지 시행한 골수검사 관련 실태조사와 환자 경험 설문조사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설문조사 참여 환자의 질환 유형은 급성골수성백혈병이 161명(45.4%)로 가장 많았고,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은 88명(24.8%), 만성골수성백혈병은 38명(13.5%),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17명(4.8%)로 뒤를 이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 354명 중 절반이 넘는 214명이 골수검사에 대해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절대적 의료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의사가 지도·감독하면 전문간호사도 할 수 있는 진료 보조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한 환자는 120명이었으며, ‘잘 모르겠다’고 답한 환자는 20명이었다.

또한 “골수검사 관련 교육과 수련을 받고, 의사의 지도·감독을 받으면 전문간호사도 골수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찬성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반대한다’고 답변한 환자는 354명 중 절반 수준인 175명으로 나왔다.

‘찬성한다’고 답변한 환자는 139명이었고, ‘잘 모르겠다’고 답변한 환자는 40명이었다.

지난 2월 19일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에 항의해 전공의 약 1만 명이 집단사직하면서 발생한 인력 공백을 일부 메우기 위해 정부는 올해 2월 27일부터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참여 의료기관에서는 전문간호사도 골수검사 시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시범사업 시행 후 전문간호사로부터 골수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시범사업 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사업 시행 전 설문조사에서 의사가 아닌 전문간호사에게 골수검사를 받은 적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받은 적 있다’는 응답은 21명이었다.

그러나 시행 이후 설문조사에서 ‘받은 적 있다’고 응답한 환자는 9명에 불과했다.

환우회는 골수검사를 받은 적 있다는 응답이 감소한 이유로 ‘서울아산병원 전문간호사 골막 천자 사건’을 꼽았다.

환우회는 “서울아산병원 전문간호사 골막 천자 사건의 2심인 형사법원이 1심 판결을 뒤집고 서울아산병원에 유죄를 선고했다”며 “시범사업 기간이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둔 시기였다는 점에서 병원이 전문간호사가 아닌 전공의·전문의에게 골수검사를 시행하도록 했기 때문이다”라고 추정했다.

골수검사로 환자가 겪었던 불편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골수검사를 한 번 만에 성공하지 못하고 여러 번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한 번에 성공했다는 답변은 354명 중 219명으로 61.9%를 차지했다.

반면, 여러 번 받았다는 답변은 135명으로 전체의 38.1%였다. 이는 골수검사를 받은 백혈병·혈액암 환자 10명 중 4명은 한번 만에 성공하지 못하고, 골수검사를 여러 번 받는 고통과 불편을 겪었다는 것이다.

여러 번 받았다는 환자에게 검사를 총 몇 번 받았는지 물었을 때, 50.4%는 2회 만에 성공했다고 답했고, 3회 만에 성공했다는 응답은 27.4%, 4회 이상 받았다는 응답은 22.2%였다.

골수검사를 실패한 후 다른 의료진으로 교체된 적 있다는 환자는 68명으로 50.4%였고, 49.6%인 67명이 실패한 의료진이 계속 시도했다고 답했다.

의료인이 교체된 경험이 있다고 답한 68명을 대상으로 몇 번 실패 후 교체됐냐는 질문에 1회 실패 후 교체된 경우가 38명으로 44.1 %였다.

2회 실패 후는 23명으로 33.8%, 3회 실패 후는 8명으로 11.8%, 4~5회 실패 후라고 답한 사람은 7명으로 10.3%로 나타났다.

환우회는 “이는 환자 안전을 넘어 환자의 진료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골수검사는 통증이 심하고 환자안전사고 우려도 있는 대표적인 침습적 검사 행위이므로 1회 실패 시 숙련된 고학년 레지던트나 전문의로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 환우회의 설명이다.

이에 환우회는 “숙련도가 부족한 전공의로부터 환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수련병원에서는 수련의 대상인 환자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하는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며 “정부는 전공의 수련병원 지정 요건에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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