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한의계 PDRN·PN 시술은 불법…즉각 중단해야”

김미경 기자

sallykim0113@mdtoday.co.kr | 2026-05-08 15:25:01

▲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를 비롯한 대한성형외과학회·대한성형외과의사회·대한피부과학회·대한피부과의사회는 7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의사의 불법 피부 미용 의료 시술 확산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한의계의 불법 시술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김미경 기자)

 

[mdtoday = 김미경 기자] 최근 한의계가 피부미용의료 분야에서 기존 한방 진료의 범위를 넘어 레이저·주사 시술 등 의과 영역으로의 진입을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료계가 이를 면허 범위를 벗어난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를 비롯한 대한성형외과학회·대한성형외과의사회·대한피부과학회·대한피부과의사회는 7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의사의 불법 피부 미용 의료 시술 확산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한의계의 불법 시술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최근 한의계가 레이저·고주파·초음파 등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뿐 아니라 PDRN·PN 등 전문의약품 및 의료기기를 활용한 시술까지 광범위하게 시행하고 있다며, 이는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난 무면허 의료행위로서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불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한 “레이저·고주파·초음파 등 피부미용 의료기기는 현대의학의 해부학·생리학·병리학·피부과학 등에 기반한 의과 의료기기”라며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영역”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이 한의사가 IPL 광선치료기를 이용해 피부질환을 치료한 행위에 대해 현대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의료행위로 판단해 위법성을 인정한 바 있으며,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역시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을 ‘진단용에 한정한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제한적으로 인정한 것일 뿐 치료 목적의 의료기기 사용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단체들은 피부미용의료 시술이 단순하거나 가벼운 치료행위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개별 환자의 피부 두께와 피부장벽 상태, 염증성 질환 유무, 피부 해부학적 구조 등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며, 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육아종·알레르기 반응·피부괴사·신경 마비·감염성 합병증 등에 대한 즉각적인 의과적 처치가 가능한 고도의 의료행위라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일부 한의원에서 확산되고 있는 PDRN·PN 기반 스킨부스터 시술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단체들은 “PDRN과 PN은 각각 조직 재생을 위한 전문의약품과 피부 상태 개선을 위한 조직수복용 생체재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철저히 현대 의학적·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개발된 현대 의학의 산물을 한의원에서 약침 형태로 조제·사용하는 것은 불법 의료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한의원 전문의약품 공급 현황’을 인용하며 PDRN 주사제 공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PDRN 주사제는 2024년 16개 한의원에 226개가 공급됐으나, 불과 1년 사이에 공급량이 폭증해 2025년 7월 기준 626개 한의원에 2234개가 공급됐다.

단체들은 “이는 단순한 증가를 넘어 사실상 한의계 전반으로 전문의약품 사용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지표”라며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약품 사용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약침은 한의학적 원리에 입각해 제조된 한약 제제를 전제로 하는 것임에도 소위 PDRN·PN 성분 약침은 한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것도 전혀 아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유효성 검사도 거치지 않았다”며 “이렇게 검증되지 않은 위험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인체에 주입하거나 피부 깊숙이 전달하는 행위는 무면허·불법 의료행위 소지뿐 아니라 국민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약침액이 원외탕전실에서 제조되어 ‘조제한약’으로 분류되면서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단체들은 “의과 영역의 주사제는 엄격한 허가 절차와 임상시험, 제조·품질관리 기준(GMP)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고 있는 반면, 원외탕전실에서 제조되는 약침액은 인체에 직접 투여되는 물질임에도 조·품질관리기준이 엄격히 적용되지 않고 있으며, 성분·효능·용법 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명확히 제시되지 않는 경우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더 이상 이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되며, 약침 및 유사 주사제 전반에 대한 관리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고 제조·유통·사용 전 과정에 대한 감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의계에서 단편적인 교과과정이나 보수교육을 근거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한 위험한 주장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단체들은 “의료행위의 적법성은 교육 여부가 아니라 면허 범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몇 시간의 보수교육이나 일부 교과목 이수만으로 면허의 경계를 넘을 수 있다는 주장은 의료체계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의료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도의 전문 영역이며, 면허 제도는 이를 지키기 위한 최소의 장치이고, 이 경계를 무너뜨리는 시도는 결국 의료체계의 붕괴와 국민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단체들은 끝으로 한의계에 레이저·초음파·고주파 등 의료기기 및 PDRN·PN 성분을 이용한 불법 피부미용의료 시술 즉각 중단 및 PDRN·PN 등 약침에 대한 과학적 검증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한의원 불법 의료행위 단속 및 처벌 강화와 한의사의 면허 범위 명확화를 촉구했다. 또한 한의계의 면허 범위를 넘어선 의약품 사용 방지를 위해 유통 경로를 철저히 조사할 것과 한방 약침 및 유사 주사제의 제조·유통·사용 전반에 대한 제대로 된 통합 관리체계를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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