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표 '가정도우미' 성희롱 위험수준…정부는'묵묵부답'
서울시 취약계층 돌봄서비스 '가정도우미', 알고보니 노동 '사각지대'
김민정
sh1024h@mdtoday.co.kr | 2010-02-24 20:17:09
서울시 가정도우미(현 서울재가관리사)는 적은 인력으로 다수의 수혜자를 관리하고 근골격계 질환·성희롱에 노출된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김모(55)씨는 “대소변을 관리하는 일이 특히 어려워 방 전체가 대소변으로 도배되면 치우기도 힘들고 나에게 욕을 하면 다 들어줘야 해 힘든 일이 참 많다”며 “항상 쭈그리고 앉아 일하다 보니 허리는 예전에 나갔고 관절이 남아난 곳도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가정도우미는 ▲쭈그리고 일을 하고 빨래는 손빨래를 하는 경우가 다수 ▲병원 동행을 할 때 수혜자를 휠체어로 이동 ▲수혜자 부축, 목욕수발 등 중량물 작업을 한다는 점 등에서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이 서울시 가정도우미의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50~69.9%의 응답자는 근골격계 질환을 겪었으며 유병률이 높은 부위는 등·허리로 각각 43.37%, 30.4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깨, 다리, 팔·팔꿈치에서도 질환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을지대학병원 산업의학과 김인아 교수는 “스트레칭 및 자가 관리에 대한 교육 등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작업 표준을 마련하는 등 보건상 지침을 제시하고 안전 교육도 실시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가정 도우미는 성희롱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2007년 동 보고서의 조사결과 40%의 응답자가 성희롱을 겪는다고 답했고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성희롱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산업의학과 전문의들은 가정도우미의 경우 성희롱으로 인해 심각한 감정노동에 노출돼 예방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김인아 교수는 “가정도우미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화를 낼 수 없는 등 직무스트레스의 일종인 ‘감정노동’에 노출된 케이스”라며 “수혜자와의 정신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일이 중요한 직업으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성희롱이 상시적으로 일어나 정신건강이 침해될 우려가 높은데 이에 대한 상담이나 교육 등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꼬집어 말했다.
실제로 가정도우미 노동자들은 성희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할 곳, 대처법 매뉴얼을 제공받지 못했고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교육을 받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서울시가 나서서 인력 충원을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 안전보건연구소 조기홍 국장은 “인력 충원이 가장 시급한 부분으로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혹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복지를 위한 인력 수급이 절실하다”며 “인력 충원과 함께 안전보건상 교육도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2007년 가정도우미는 322명, 수혜자 수는 2695명으로 집계돼 1인당 수혜자 수 8.4명은 올해 수혜자 수 7.3명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한 서울시는 적게는 5명, 많게는 9명까지 일인당 수혜자 수를 파악하고 있어 노동 강도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시는 인력 확충을 할 계획이 없고 근골격계 질환·성희롱에 관해서는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은 실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돌봄 서비스의 경우 다른 기관에서도 이 서비스를 진행해 서울시에서 인력 확충을 할 필요가 없다”며 “지적 사항에 대해서는 교육이나 매뉴얼을 만든 것은 없고 예전에 비해 노동강도가 확 줄어 어려움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