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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제 병협도 조건부 찬성···의협 고립되나

단체ㆍ학회 / 최완규 / 2012-06-01 08:02:53
의협 “선보완 후시행”···병협 “조건부 찬성” 7월 확대 시행하는 포괄수가제를 두고 대한의사협회(이하 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이하 병원협회) 간의 갈등이 병원협회가 오해라며 진화에 나서 일단락됐지만 갈등이 재발될 소지는 남아있어 보인다.

의사협회는 포괄수가제를 시행하기 위해 ▲적정수가 ▲환자 분류작업 ▲의사 행위료 분리 ▲진료의 질 모니터링 등 네 가지 사전장치가 준비돼야 하지만 이 준비가 미흡해 제도 시행 시 의료의 질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협회는 큰 틀에서 포괄수가제 확대를 반대하고 있지만 ▲수가조정기전 마련 ▲질병분류 세분화 ▲적정수가 등을 전제로 수용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85%의 개원의가 참여하고 있는 포괄수가제를 무조건적으로 반대하기 어려운 입장임을 재차 밝혔다.

지난 30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어 예정대로 7월부터 7개 질병군에 대해 포괄수가제를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건정심에 탈퇴의사를 내비췄던 의사협회는 예상대로 강력 반발했다. 의료의 질 저하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미비한 상황에서 포괄수가제를 강제 확대 시행하려는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특히 의사협회는 중대형 의료기관의 경영자 단체인 병원협회가 찬성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병원협회 행동을 비판했다.

의사협회는 “병원 경영자들은 포괄수가제 도입으로 행정비용이 감소해 원가절감을 강력히 시행하며 인상된 수가로 당장은 경영상 이득을 본다고 판단하겠지만 대다수 국내 의사들은 ‘학문적으로 검증된 전문의학지식’과 ‘의사의 양심’에 따라 환자를 진료하기 원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의사협회는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에 동참한 병원협회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더 높였다.

의사협회는 “포괄수가제 강제시행으로 발생하는 의료의 질 저하와 국민의 피해는 정부와 정부의 회유와 압박에 타협한 병원협회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총액계약제가 한 발 더 앞당겨지도록 기여한 병원협회 관계자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하며 다가올 의료재앙에 책임을 회피 할 수 없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을 강력반대하는 의사협회와 궤를 같이 하던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도 병원협회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전의총은 “의료계 여러 현안들에 대해 의사협회 결정을 무시하고 대다수 의사들의 의견을 저버리는 결정을 내린 병원협회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전의총은 “그동안 의문을 가져오던 의료계 현안들에 병원협회 입장을 공개질의 한다”며 “병원협회가 의료인력의 수련교육을 통해 의료발전에 이바지해야 할 의료기관 대표들의 단체인지 아니면 돈벌이에만 급급한 경영자 단체인가”라며 병원협회 태도를 비판했다.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을 반대하는 의료계 시선이 병원협회로 돌아가자 압박을 느낀 병원협회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병원협회는 4개과 개원의 85% 이상이 포괄수가제 시행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반대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병원협회 나춘균 보험위원장은 “산부인과, 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개원의 85%가 현재 포괄수가제에 선택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반대할 경우 개원의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어 무조건 반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나 위원장은 “의사협회에 4개 개원의협의회에서 포괄수가제에 반대한다는 서명을 받아오면 병원협회도 포괄수가제를 반대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그러나 의사협회는 서명을 받아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병원협회는 포괄수가제를 큰 틀에서 반대하지만 의무적용 전제조건을 밝히기도 했다. ▲수가조정기전 마련 ▲질병분류 세분화 ▲적정수가 등을 전제했을 경우 수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

나 위원장은 “복지부가 환자 분류 세분화를 61개에서 78개로 크게 늘렸고 수가 조정기전 규정화도 올해 말까지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의사협회는 선보완 후시행을 강조하고 있지만 병원협회는 일부 조건이 충족될 경우 무조건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면서 나 위원장은 “의사협회와 병원협회는 큰 틀에서 같이 가야 하는데 도가 지나친 비난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건정심 위원 개선과 수가결정체계의 근본적인 개혁이 있기 위해 의사협회와 병원협회는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보건단체, 환자단체 등이 포괄수가제를 무조건 반대하는 의사협회를 연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병원협회 또한 조건부 찬성 의지를 나타냄에 따라 의사협회가 고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xfilek9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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