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특정 자산 출금 제한 논란…투자자 묶는 '가두리 운영' 지적
유정민 기자
hera20214@mdtoday.co.kr | 2026-05-12 09:09:39
[mdtoday = 유정민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특정 자산에 대해 일괄적인 출금 한도 제한을 적용하면서, 이용자의 자산 이동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쟁 거래소의 신규 상장 시점과 맞물려 출금 한도가 급격히 축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단순한 리스크 관리가 아닌 유동성 통제 및 자금 유출 억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빗썸은 지난 4월 20일 업비트의 ‘파이버스(PIEVERSE)’ 상장 직후, 해당 자산의 1회 및 1일 출금 한도를 기존 8만5000개에서 1200개로 대폭 축소했다. 월간 한도 역시 220만개에서 2만4000개 수준으로 조정됐다. 당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거래소 간 자금 이동을 사실상 차단하려는 조치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빗썸 측은 “시장 리스크 관리와 변동성 완화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자산별 출금 제한 정책은 국내 주요 5대 원화마켓 거래소 가운데 빗썸에서만 유일하게 시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과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텔레그램 채널 ‘수스의 비밀 일기장’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빗썸 내 주요 알트코인 다수에서 일일 출금 규모가 60%에서 80%가량 감소한 현상이 확인됐다. 아반티스(AVNT)는 출금이 사실상 중단된 -100%를 기록했으며, 넥스페이스(NXPC), 매직에덴(ME), 네오(NEO) 등도 약 79~82%의 감소율을 보였다. 빗썸은 이에 대한 사실 확인 요청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빗썸의 자산별 출금 제한 조치가 이용자 재산권과 거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소지가 있으며, 사전 고지 없이 임의적으로 운영될 경우 현행 디지털자산 이용자보호법 취지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특정 거래소에서만 출금 제한이 이뤄질 경우 거래소 간 가격 괴리가 확대되면서 시장의 정상적인 가격 발견 기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부 거래소로 자산 이동이 어려워질 경우 투자자들이 제한된 시장 안에서만 거래하게 되는 이른바 ‘가두리 펌핑’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급격한 가격 변동이나 비정상적 체결을 방지하기 위한 거래소 측의 위험 관리 필요성 자체는 일정 부분 인정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빗썸 관계자는 “당사 가상자산 출금한도 정책은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관리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며 “유동성이 낮은 종목은 소수의 대량 출금만으로도 시장에 큰 충격을 줘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락할 수 있는 만큼, 이러한 시장 왜곡 현상을 방지하고 이용자들이 보다 안정적인 가격 환경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자산 규모별 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명확한 기준과 사전 고지 없이 거래소가 자산 이동을 제한할 수 있는 현재 구조에 대해서는 이용자의 예측 가능성을 훼손하고 시장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