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조절하는 줄 알았더니...치매 예방 유전자의 놀라운 DNA 보호 효과
조민규 의학전문기자
awe0906@mdtoday.co.kr | 2026-05-19 08:41:36
[mdtoday = 조민규 의학전문기자] 치매 위험을 낮추고 장수를 돕는 것으로 알려진 APOE2 유전자가 뇌세포의 노화를 막고 DNA 손상을 방어한다는 새로운 기전이 밝혀졌다.
미국 벅 노화연구소 연구진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노화 세포(Aging Cell)'에 게재됐다.
아폴로지단백 E(APOE) 유전자는 변이에 따라 APOE2, APOE3, APOE4 세 가지 형태로 나뉘며, 이 중 APOE4는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 인자로 꼽힌다.
반면 APOE2를 가진 사람들은 치매 위험이 낮고 예외적으로 오래 사는 경향이 있지만, 그동안 이 유전자가 어떻게 뇌를 보호하는지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해 APOE 유전자만 다르게 조작한 뇌 신경세포를 생성한 뒤, 각 유전자 변이가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APOE2 신경세포는 다른 변이에 비해 DNA 복구 및 손상 반응 경로를 강력하게 활성화해 세포 내 DNA 손상 축적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방사선이나 항암제 등으로 신경세포에 스트레스를 가했을 때, APOE2 세포는 노화 지표 발현이 더 낮았고 세포핵의 구조도 훨씬 건강하게 유지됐다.
놀랍게도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높은 APOE4 신경세포에 재조합 APOE2 단백질을 주입하자, 방사선 조사 후 발생하는 DNA 손상 신호가 감소했다. 이는 APOE2의 신경 보호 효과가 단순한 타고난 유전적 특성을 넘어, 다른 세포로도 전달될 수 있는 치료적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발견은 APOE 유전자의 역할을 기존에 잘 알려진 콜레스테롤 운반 기능에서 유전체 무결성 유지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를 이끈 리사 M. 엘러비 교수는 뇌세포의 DNA 복구를 돕거나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전략이 APOE4 보유자들에게도 유사한 보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향후 APOE2의 작용을 모방하는 화합물이나 표적 DNA 복구 요법이 고위험군 환자들의 치매 예방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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