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노동시간 1% 줄면 비만율 0.16% 감소..."비만 정책, 개인 탓만 해선 안돼"

조민규 의학전문기자

awe0906@mdtoday.co.kr | 2026-05-12 09:00:29

▲ 연간 노동시간이 줄어들수록 성인 비만율도 함께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DB)

 

[mdtoday = 조민규 의학전문기자] 연간 노동시간이 줄어들수록 성인 비만율도 함께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간 노동시간이 1% 감소할 때 전체 인구의 비만율은 0.16%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유럽비만학회(European Congress on Obesity, ECO 2026)’에서 발표됐다.

연구진은 성인 비만이 OECD 국가 전반에서 여전히 중대한 공중보건 문제로 남아 있으며, 그에 따른 건강, 사회, 경제적 부담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비만 연구는 주로 식습관이나 신체활동, 개인의 생활행태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최근에는 노동시간과 시간 빈곤, 식품 환경 같은 구조적 요인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특히 긴 노동시간이 신체활동 감소와 불규칙한 식사, 고열량 편의식 의존, 스트레스성 폭식 등과 연결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번 연구는 1990년부터 2022년까지 OECD 33개국 자료를 바탕으로 노동시간과 비만율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OECD와 세계보건기구, 유엔식량농업기구, 세계은행 등의 공개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기존 연구들보다 더 폭넓은 사회경제적 요인을 함께 고려했다.

그 결과 국가별 평균 에너지 섭취량이나 지방 섭취량은 비만율과 예상만큼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노동시간 같은 구조적 요인이 비만과 의미 있는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가별 비만율 격차는 매우 컸다.

2022년 기준 자료가 있는 30개 OECD 국가 가운데 미국의 성인 비만율은 41.99%로 가장 높았고, 일본은 5.54%로 가장 낮았다. 칠레와 멕시코, 뉴질랜드 등도 30%를 넘는 높은 비만율을 보였으며, 북유럽과 서유럽 일부 국가는 20% 미만을 유지했다.

같은 해 연간 노동시간은 독일이 1340시간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고, 노르웨이와 벨기에, 스웨덴, 네덜란드도 낮은 편에 속했다. 반면 미국은 1811시간으로 상위권이었고, 콜롬비아와 멕시코, 코스타리카, 칠레, 이스라엘 등은 노동시간이 특히 길었다.

컴퓨터 모델링 분석 결과, 1990년부터 2022년까지 전체 기간을 놓고 보면 연간 노동시간이 1% 줄어들 때 비만율은 전체 인구에서 0.16%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성별로 나눠 보면 남성에서 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 노동시간 1% 감소에 비만율 0.23% 감소가 연결됐고, 여성에서는 0.11% 감소가 관찰됐다.

다만 시기별로 보면 1990~2010년에는 노동시간 감소 효과가 더 컸고, 2000~2022년에는 그 영향이 다소 완만해졌다.

연구진은 공중보건 인식 향상과 정책 개입, 건강한 생활습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 등이 최근 들어 일부 영향을 상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비만을 개인의 의지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긴 노동시간은 운동할 시간과 여유를 빼앗을 뿐 아니라 심리적 스트레스를 높여 체중 증가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비만을 효과적으로 줄이려면 노동시장 구조와 도시 설계, 식품 정책을 함께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노동시간 규제와 휴가 제도 개선, 활동적인 이동수단 장려, 건강한 식품 환경 조성 등이 중요한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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