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 건강보험 누적준비금 2029년 소진···2042년 이르면 적자만 563조 육박

건강보험 누적준비금 2029년 소진···2042년 이르면 적자만 563조 육박

보건ㆍ복지 / 남연희 / 2024-07-10 07:46:52
큰 폭의 재정적자 발생 예상되는 핵심적인 요인은 ‘인구구조’ 변화
▲ 건강보험 누적준비금은 2029년 소진돼 2042년에 이르러서는 적자만 56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DB)

 

[mdtoday=남연희 기자]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만성질환 증가, 고가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의료비 증가는 현재 진행형이다.

코로나19 유행 전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건강보험 보험급여비는 연평균 10.2% 늘어났으나 2020년에 접어들어 증가율이 2.8%로 둔화했다. 그러나 2021년 이후 다시 연평균 7.8% 수준으로 점프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지출은 2014년 48조5000억원에서 2023년 94조9000억원으로 2배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통계청의 ‘장래추계인구’에 따르면 2040년 65세 이상 노인인구 구성비가 34.3%에 이르던 것이 2050년에는 40.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노인 의료비 부담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상의료비도 경제성장률을 초과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21년까지 GDP 대비 경상의료비 비중은 OECD 평균을 밑돌았으나 2022년 9.7%로 OECD 평균 9.3%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속도로 의료비 증가가 계속된다면 한국에서 의료보장을 위한 지출은 추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저출생 및 인구 고령화로 장기적으로는 보험료 납부자 절대적인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료 납부자 수가 지금까지의 속도로 증가하기 어려운 구조이며,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개인 및 가구의 소득 증가 또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올해 기준 현재 건강보험료율은 7.09%로 조만간 국민건강보험법 에서 정한 상한 보험료율인 8%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상한 규정을 폐지하더라도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바다.

이러한 가운데 건강보험 누적준비금은 2029년 소진돼 2042년에 이르러서는 적자만 56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김윤희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전망’ 보고서 분석이다.

연구팀은 건강보험료율이 2025년부터 2021~2023년의 평균 인상률인 2.09%씩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은 계속 이루어지는 것으로 가정하되 2024년까지는 예산금액, 2025년
부터 일반회계 지원금은 실제 수입액 대비 일반회계 지원금 비중의 2021~2023년 3년 평균인 11.2%을 적용하고 건강증진기금은 담배부담금 수입 추이를 고려해 2024년 예산금액이 동일하게 지속되는 것으로 가정했다.

건강보험재정 추계 결과, 올해를 기점으로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8000억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2042년에 이르러서는 80조8000억원의 재정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28조원에 달하던 누적준비금 역시 2029년에 급기야 소진돼 9조6000억원의 적자가 발생 후 2034년(-109조3000억원)에는 적자가 100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2042년 누적 준비금은 562조9000억원으로 마이너스를 가리킬 것으로 전망됐다.

건강보험 수입은 2024년 98조원, 2032년 176조8000억원, 2042년 312조7000억원으로 2023~2032년 연평균 증가율 7.2%, 2033~2042년 연평균 증가율 5.7%로 증가폭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건강보험 지출은 올해 98조8000억원, 2032년 196조원, 2042년 393조5000억원으로 2023~2032년 연평균 8.9%, 2033~2042년 연평균 7.1%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강보험료율을 매년 2.09%씩 인상하고 건강보험료율 8% 상한을 적용한 경우 2030년부터 보험료율 인상이 어렵게 되어 건강보험 수입은 2032년 169조7000억원, 2042년 244조4000억원으로 보험료율 상한을 적용하지 않은 기본분석에 비해 2032년 7조1000억원, 2042년 68조4000억원의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건강보험료율이 매년 3%씩 증가하며 8% 보험료율 상한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 2023~2032년 건강보험 수입이 연평균 8.0%씩 증가해 누적준비금 고갈 시기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며, 1%대로 증가할 경우 건강보험 수입은 연평균 6.3%씩 증가해 재정적자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구조 악화가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화 문턱까지 진입했다.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인구는 5171만명, 이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8.2%로 집계됐다. 2042년 기준 추계인구는 4963만명으로 줄고, 노인 인구 비중은 35.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인구구조 변화로 건강보험 수입은 감소하고 지출은 증가하고 이에 따른 재정 부담 증가 규모는 2032년 연간 28조9000억원, 2042년 연간 100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특히 인구구조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 재정수지는 건강보험료율 인상률과 과거 진료비 증가 추이가 지속되는 경우에도 재정수지 흑자가 유지되는 것으로 추계돼 향후 큰 폭의 재정적자 발생이 예상되는 핵심적인 요인이 인구구조 변화임이 확인됐다.

건강보험을 비롯한 우리나라 의료보장제도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선, 포괄적 의료비 관리·운영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민감도 분석 결과 건강보험 지출 증가율이 1%p만 낮아져도 재정적자 및 누적적립금 고갈 시기가 크게 지연됨을 알 수 있었다”며 “당장은 보건복지부 소관 의료보장제도인 건강보험과 의료급여부터 통합·관리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과의 상호영향 등을 파악해 지출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의료서비스 제공의 효율성 제고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재정준칙과 같은 총액 관리가 필요하지만 의료보장제도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 총액 관리 외에도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들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더 낮은 비용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일차의료 서비스 확대 등 의료전달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며, 의료기술 재평가 등을 통해 고가이면서 효과가 낮은 의료기술 또는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국민이 더욱 효율적인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사망 전 고가의 불필요한 적극적인 치료 대신 호스피스 또는 완화의료 등을 제공해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확보하면서 의료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로 건강보험료 수입 증가의 한계를 고려해 수입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저출생 및 인구 고령화로 10년 후 부터는 보험료 납부자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건강보험 수입이 기존 추이대로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안정적이고 예상 가능한 재정 확보 등을 위해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지원금 수준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건강보험료율을 8% 상한에 대한 법 개정 논의도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보건의료 형평성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총 지출 규모를 관리하는 동시에 보장성이 낮은 영역에서의 보장성 강화, 미충족 의료이용 개선, 재난적 의료비 부담 감소 등 형평성 측면에서의 제도 개선도 동시에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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